22일 서울 잠실 야구경기장에 모인 야구팬들이 태극기를 흔들며 열띤 응원을 하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다저스타디움서 열띤 응원…WBC조직위, 흥행 반겨
다저스타디움은 마치 잠실구장 같았다. 관중 4만3378명 가운데 80% 이상이 한국인이었다. 베네수엘라 팬들도 3루석 한켠에서 북을 치며 응원에 나섰지만, 꽹과리 등을 앞세운 한국팬들에 압도당했다. 외국 기자들이 곳곳에서 시도 때도 없이 터져 나오는 “대~한민국!”의 뜻이 무엇인지 한국 취재진에 물어볼 정도였다. 팬들은 파란색 방망이 응원뿐 아니라 봉지응원, 파도응원 등 다양한 응원을 통해 단결된 힘을 발휘했다.
열기는 전날부터 감지됐다. 로스앤젤레스 한인사회 전체가 들썩이면서 하나가 된 모습이었다. 한 교민은 “야구대표팀 때문에 한인타운이 난리가 났다. 월드컵이나 올림픽은 다른 나라에서 해서 광장에 모여서 응원하곤 했는데, 이번에는 모두들 경기장에서 직접 보겠다고 한다”고 말했다. 로스앤젤레스 한인타운의 70여개 가게들은 이날 대형텔레비전을 준비해 미처 경기장에 가지 못한 한국팬들을 끌어모았다. 루이스 소호 베네수엘라 감독은 경기 뒤 “한국인들이 많아 한국에서 경기하는 듯 했다”며 “팬들의 열렬한 응원이 한국 선수들에게 도움이 많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경기장을 찾은 버드 셀리그 메이저리그 커미셔너는 “한국인들이 세계야구클래식 흥행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일본과 함께 경기 시청률도 높다고 전해들었다. 그런 점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는 미국팀이 경기를 할 때도 2만명 안팎의 관중만 모일 정도로 흥행이 부진하다.
한편, 이날 서울 잠실야구장에서도 오전 8시부터 5천여명(운영본부 추산)의 야구팬들이 모여 열띤 응원을 펼쳤다. 이들은 1회초 추신수의 홈런으로 한국이 5-0으로 일찌감치 승기를 잡자 축제분위기 속에 “오! 필승 코리아”을 연호했다. 관중들은 9회말이 되자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났고, 임창용이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자 축포와 함께 색종이를 날리며 “대~한민국!”을 외쳤다. 직장인 김종남(28)씨는 “베네수엘라 전력이 탄탄해 3~5점차 승부를 예상했는데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로스앤젤레스/김양희, 권오성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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