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윤석민(기아)이 22일(한국시각) 로스엔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제2회 세계야구클래식 베네수엘라와의 4강전에 선발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로스엔젤레스/ 연합뉴스
추신수, 마음고생 날린 3점포…윤석민, 빅리거 봉쇄
정현욱·임창용 ‘황금계투’…미-일 승자와 24일 결승
정현욱·임창용 ‘황금계투’…미-일 승자와 24일 결승
메이저리그 선수로만 따지면 한국은 1명, 베네수엘라는 22명이었다. 몸값 차이도 엄청났다. 하지만, 한국은 22일(한국시각) 세계야구클래식(WBC) 준결승전에서 ‘준 메이저리그 올스타팀’ 베네수엘라를 이겼다. 루이스 소호 베네수엘라 감독은 경기 뒤 “이런 게 야구다”고 했다.
■ 이용규의 발 1번 타자 이용규(KIA)는 1회초 카를로스 실바(시애틀)와 상대하면서 나쁜 공은 버리고 좋은 곳은 커트해내며 침착하게 볼넷을 골라냈다. 출루 뒤에는 리드 폭을 길게 잡아 수비진을 괴롭혔다. 이용규의 빠른 발은 베네수엘라 우익수 보비 아브레우의 실책을 유도해냈고, 이는 대량득점의 물꼬를 텄다. 소호 감독은 “이용규가 아주 잘했다. 이용규를 출루시키면 안 됐는데 볼넷을 내줬다. 승부는 1회에 끝났다”고 했다.
■ 추신수의 보은 추신수(클리블랜드)는 그동안 마음 고생을 심하게 했다. 구단의 만류로 수비로는 출전할 수 없던 터라, 방망이로라도 뭔가 보여주려 했으나 중요한 순간에 병살타나 삼진 등으로 물러나기 일쑤였다. 2라운드까지 기록한 안타가 고작 1개. 미안한 마음에 경기 중 라커룸에서 방망이도 휘둘러봤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하지만 이승엽(요미우리)이 베이징 올림픽 때 그랬던 것처럼, 추신수는 중요한 경기에서 ‘한방’을 터뜨렸다. 2-0으로 앞선 1회초 1사 2·3루서 터진 125m 대형홈런은 그동안의 울분을 씻어내는 것이자, 김인식 감독의 흔들리지 않는 믿음에 대한 보답이었다.
■ 작두 탄 김 감독 가히 ‘매직’으로 불러도 손색이 없는 김인식 감독의 선수 기용이 이번에도 오차 없이 들어맞았다. 김 감독은 3회말 수비보강을 위해 정근우(SK) 대신 기용한 고영민(두산)은 4회초 첫번째 타석에서 2루타를 쳐내며 상대실책 때 득점까지 했다. 8-1로 앞선 6회초에는 1사 후 좌전안타를 치고 출루한 김현수(두산) 대신 주자로 기용한 이종욱(두산)이 곧바로 2루 도루를 성공시킨 뒤 이대호(롯데)의 적시타로 홈으로 들어와 경기에 쐐기를 박았다.
■ 승리의 계투조 한국은 늘 이기는 경기에선 정대현(SK), 정현욱(삼성), 임창용(야쿠르트) 특급 계투조를 가동시켰다. 준결승까지 이들 3인방이 기록한 실점은 0. 선발이 5회 이상만 버텨주면 뒷문을 확실히 막아냈다. 특히, 1라운드 때부터 150㎞를 넘나드는 투구를 보여준 정현욱은 이날도 윤석민(KIA)-정대현-류현진(한화)에 이어 등판해 1⅓회 동안 1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으로 메이저리그 타선을 봉쇄했다.
로스앤젤레스/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한눈에 보는 한국-베네수엘라전
|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