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의 4번타자 최희섭이 8일 에스케이전 1회 2점홈런을 치고 돌아와 동료들과 손을 마주치며 기뻐하고 있다. 최희섭은 이틀 연속 홈런포를 터뜨리며 ‘거포 본능’을 일깨웠다. 광주/연합뉴스
볼카운트 1-3에서 시속 146㎞ 직구가 몸쪽 조금 높은 코스로 밋밋하게 날아오자 최희섭(KIA)은 냅다 방망이를 휘둘렀다. 쭉쭉 날아간 타구는 우중간 담장을 훌쩍 넘어갔다. 비거리 130m의 초대형 홈런이었다. 1-0으로 앞선 1회말 1사 2루에서 터진 최희섭의 투런포로 승기를 잡은 기아는 4회까지 차곡차곡 점수를 쌓아가며 일찌감치 6-0으로 달아났다.
8일 광주구장에서 열린 에스케이전에서 기아가 개막 3연패 후 시즌 첫 승을 거둘 수 있었던 데는, 메이저리그 출신의 최희섭·서재응의 활약이 컸다. 두 선수는 시즌 개막 전에 전문가들이 하나같이 기아 부활의 열쇠로 지목했던 이들이다. 1회 투런포를 쳤던 최희섭은 3회 첫 타석에서도 내야안타로 출루해 득점까지 했다. 3타수 2안타 2타점 2득점. 모처럼 4번타자 몫을 톡톡히 해냈다.
선발 서재응은 타선의 든든한 지원에 힘을 내면서, 6이닝 3안타 2볼넷 3탈삼진 무실점의 호투를 선보였다. 기아는 9회초 6-4까지 쫓겼으나, 1사 1·2루 실점위기에서 외국인선수 아킬리노 로페즈가 안경현 박재상을 범타로 처리하며 승리를 지켜냈다.
히어로즈는 목동 삼성전에서 선발 이현승을 앞세워 5-1로 승리했다. 롯데와의 개막전 패배 이후 내리 3연승이다. 이현승은 1회 1사 1·2루, 2회 무사 1·2루, 5회 1사 1·3루 등 실점 위기가 많았으나 고빗길마다 묵직한 직구로 타자들을 삼진으로 엮어내면서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5이닝 6피안타 3볼넷 5탈삼진 무실점. 투구수(98개)가 많아 일찍 마운드를 내려온 이현승은 경기 후 “위기 때마다 나를 믿어준 감독님을 생각했다”고 밝혔다.
롯데는 잠실구장의 당겨진 펜스 사이로 떨어진 강민호의 6회 투런포를 앞세워 엘지를 3-0으로 제압했다. 선발 이용훈은 6이닝 3안타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한화 베테랑 투수 송진우는 대전 두산전에 6회 등판해 1⅔이닝을 소화하며 통산 3000이닝(첫번째)까지 아웃카운트 2개만을 남겨놓게 됐다. 송진우는 뒤늦게 터진 타선 덕에 자신이 갖고 있는 최고령 승리투수기록(43살1개월23일)도 갱신했다. 한화의 3-2 승.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프로야구 8일 전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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