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가 1-0으로 앞선 9회초 1사 2루 위기. 기아 마무리 투수 한기주는 삼성 신명철과 강봉규를 거푸 삼진으로 잡고 경기를 끝냈다. 선발로 나서 잘 던진 기아 좌완 양현종은 그제서야 입가에 웃음을 머금었다.
기아 한기주와 양현종은 광주 동성중·고 1년 선후배 사이다. 2년 동안 함께 다닌 고교시절 각각 우완과 좌완으로 호흡을 맞추며 2004년 봉황기와 2005년 대통령배를 제패했다. 2006년 기아에 입단한 한기주는 마무리로 자리를 잡았다. 반면, 2007년 데뷔한 양현종은 첫해 1승 2패를 기록했고, 지난해에는 48경기에서 75⅔이닝이나 던졌지만 승리 없이 5패만을 기록했다.
12일 광주에서 열린 기아와 삼성의 경기. 양현종은 선발로 나서 8이닝 동안 4안타 무사사구 무실점의 완벽에 가까운 투구를 선보였다. 양현종의 바통을 이어받은 한기주는 9회초 등판해 1이닝을 1안타 무실점으로 막고 후배에게 데뷔 후 2승째를 선물했다. 양현종은 2007년 9월29일 데뷔 첫승 이후 1년 7개월 만의 승리다. 양현종은 경기 뒤 “완봉 욕심은 내지 않았다. (한)기주 형이 잘 막아줄 것으로 생각하고 안심하고 던졌다”고 말했다. 기아는 4회말 이현곤의 희생뜬공으로 결승점을 뽑고 일요일 밤 홈팬들에게 시즌 2승(1무6패)째를 선사했다.
잠실에선 두산이 조명등에 가려진 공 하나 덕분에 ‘서울 라이벌’ 엘지에 4-3 역전승을 거뒀다. 두산은 2-3으로 뒤진 8회초 1사 1루에서 김동주의 우중간 뜬공이 조명등 불빛으로 숨어버리면서 안타로 돌변했고, 이어진 1사 1·3루에서 최준석과 맷 왓슨의 연속 적시타로 4-3 역전승을 거뒀다.
김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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