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타고투저 비교
10년전 최다홈런기록 깨
외국인투수 몰락이 이유
외국인투수 몰락이 이유
홈런 풍년이다. 쳤다 하면 담장을 훌쩍 넘어간다. 관중석을 메운 프로야구 팬들은 즐겁기만 하다.
13일까지 팀당 8경기씩 32경기에서 나온 홈런은 75개. 경기당 2.34개 꼴이다. 지난해 이 맘때 경기당 1.32개(31경기에서 홈런 41개)였으니, 경기당 1개가 더 터진 셈이다. 한 시즌 홈런이 가장 많았던 1999년 수치도 웃돈다. 99년에는 초반 33경기에서 홈런 71개가 터져 경기당 2.15개였다.
홈런뿐 아니다. 전체 타율도 0.271로 지난해 0.246을 크게 웃돈다. 지금까지 가장 심한 ‘타고투저’ 현상을 보였던 99년 이 맘때 타율 0.266보다도 높다. 장타율(0.430)과 출루율(0.346)도 99년(0.420, 0.346)보다 높거나 같다. 시즌 초반이지만 프로야구 28년 만에 최고의 타고투저 현상이다.
이유는 뭘까? 우선 외국인 투수의 몰락이다. 8개 구단 7명의 외국인 선발투수 중 3명은 부진과 부상으로 2군에 내려가 있다. 과거 다니엘 리오스(당시 두산)처럼 완투 능력을 갖춘 빼어난 외국인 투수도 없다. 국내 투수 중에도 노련미까지 갖춘 수준급 투수가 눈에 띄지 않는다. 젊은 투수들은 힘으로 밀어부치다가 홈런을 많이 내줬다. 세계야구클래식(WBC)에서 활약한 선발급 투수 중에는 류현진(한화)만이 2승을 따냈다.
반대로 타격 솜씨는 좋아졌다. 세계야구클래식에서 한국 타자들은 공을 끝까지 보고 실투를 놓치지 않는 타격 기술로 외국 팀들의 찬사를 받았다. 국내 각 구단 타격 코치들은 “현재 외국인 투수들이 던지는 공은 우리 타자들이 다 때려낸다”고 입을 모았다.
엘지가 잠실 안방경기 때 홈플레이트에서 외야 담장까지 거리를 줄인 이동식 펜스를 설치했고, 각 팀 마무리 투수가 허약한 점도 타고투저 현상을 부추기고 있다. 한편, 13일 현재 프로야구 전체 관중은 40만2622명으로 지난해 같은 경기수에 기록한 30만9470명에 견줘 30% 늘었다. 이 추세대로 532경기를 소화한다면 산술적으론 역대 최다인 600만 관중 돌파도 가능하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14일 선발투수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