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미우리 자이언츠 이승엽(33)은 홈런을 때릴 때마다 홈플레이트에서 오른 엄지손가락을 하늘로 추켜올린다. 하늘에 계신 어머니를 위한 세리머니이다. 8일 어버이날을 맞아 그의 손가락은 다시 한 번 하늘로 향했다.
이승엽은 이날 도쿄돔에서 일본 프로야구 주니치 드래건스와 벌인 안방경기에서 1루수 겸 6번타자로 선발출장해 두번째 타석에서 우월 투런포를 작렬시켰다. 요미우리가 3-0으로 앞선 3회말 무사 1루에서 주니치의 바뀐 투수 넬슨이 던진 151㎞ 직구가 한복판으로 몰리자 방망이를 휘둘렀다. 시즌 7호이자 전날(7일) 연타석홈런에 이은 2경기 연속 대포이다. 한 번 감을 잡으면 몰아치기에 능한 그의 장기가 빛나고 있는 셈이다.
이승엽은 1회말 1사 2루 첫 타석에서는 풀카운트 접전 끝에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4회말 3번째 타석에서는 삼진, 6회말 2사 후 4번째 타석에서는 좌전 안타로 출루했다. 8-4로 앞선 8회말 2사 2·3루에서는 주니치의 추격 의지를 꺾는 2타점 우전 적시타를 뿜어냈다. 5타수 3안타 4타점. 시즌 타율은 0.237(종전 0.211)로 높아졌다. 요미우리는 이승엽과 오가사와라(5타수 3안타 3타점)의 활약에 힘입어 10-4로 승리했다.
이승엽은 경기 후 장내 히어로 인터뷰에서 “홈런보다는 3안타를 쳐서 더 기쁘다”며 “지금까지 못했던 것을 조금씩 더 해서 완전하게 제자리를 찾을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요미우리에서 지도자 연수중인 김한수(삼성 시절 동료)가 전날부터 1군에 합류해 더그아웃에 같이 있는 데 대해서는 “(한수 형이 곁에 있어) 아무래도 마음 쪽으로 편하게 타격할 수 있었다”고 답했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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