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박경완이 24일 광주 기아전에서 9회초 2루로 내달리다 왼발목을 접질려 그라운드에 쓰러져 있다. 광주/연합뉴스
이용규·이종욱·김정민 부상 이어 박경완 발목 부상
푹신한 인조잔디 탓?…기아쪽 “선수들 의욕넘쳐”
푹신한 인조잔디 탓?…기아쪽 “선수들 의욕넘쳐”
2009 프로야구에 광주구장 잔혹사가 이어지고 있다. 기아 소속 선수뿐 아니라 상대 팀 선수들도 줄줄이 쓰러지고 있다.
에스케이 주전 포수 박경완(37)은 24일 열린 광주 기아전에서 9회초 1루 베이스를 돌아 2루 베이스로 달리다 왼발목을 접질려 쓰러졌다. 한 동안 일어서지 못해 결국 구장 안까지 들어온 앰뷸런스를 타고 병원으로 후송됐다. 자기공명영상(MRI) 결과 아킬레스건 파열 진단을 받은 박경완은 25일 오전 수술대에 올랐다. 재활기간까지 합하면 회복까지 4~6개월이 소요될 전망. 사실상 시즌 아웃이라는 뜻이다.
박경완에 앞서, 엘지 포수 김정민(39)이 광주구장에서 아킬레스건이 끊어져 시즌 아웃됐다. 지난달 20일 3루 베이스를 돌아 홈으로 달려가다 발을 헛딛였다. 주전포수로 활약하던 김정민의 갑작스런 부상으로 엘지는 한 동안 내리막길을 걸어야 했다. 두산 이종욱(29)이 턱을 다친 곳도 광주구장이다. 지난 2일 플라이볼을 쫓다가 콜플레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2루수 김재호와 부딪혀 턱관절이 부러졌다. 이종욱은 3~4개월 정도 재활기간이 필요한 상황이다.
광주구장은 기아 선수들에게도 악몽 같다. 채종범(32)이 3월 시범경기 도중 왼쪽 무릎연골 골절상을 입어 시즌 아웃됐고, 이용규(24)가 개막 시리즈에서 외야뜬공을 잡으려다 담장에 부딪혀 오른쪽 복사뼈가 골절됐다. 최근 타격 훈련을 시작한 이용규는 3개월여의 재활 끝에 7월말 1군에 합류할 전망이다.
광주구장은 2006년까지 장판을 깔아놓은 듯한 딱딱한 그라운드 때문에 선수들 부상이 잦았다. 하지만, 지금은 대전·대구 구장 등에 깔린 최신식 인조잔디인 필드 터프가 깔려 있다. 너무 푹신하다는 지적이 있지만, 부상 위험을 키울 만큼은 아니다. 기아 관계자는 “구장이나 시설 때문은 아닌 것 같고, 상대 팀 선수들이 광주구장만 오면 하고자 하는 의욕이 넘치는 것 같다”고 했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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