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일 오후 대전 한밭야구장에서 열린 2009 프로야구 한화와 기아의 경기에서 12연패 뒤 2연승을 거둔 한화 이글스 선수들이 즐거워하고 있다. 대전/연합뉴스
“밥 먹듯 지니 밥을 굶어볼까도 생각했다”는 김인식 한화 감독이 오랜만에 이틀 연속 웃었다. 프로야구 통산 세 번째 2000경기 출장 기록도 세웠다. 김응용(2679경기) 삼성 사장과 김성근(2049경기) 에스케이 감독에 이은 대기록이다.
한화 선수들은 기아와의 대전 안방경기에서 이틀 연속 홈런포로 노스승에게 진 빚을 갚았다. 한화는 전날 이도형의 극적인 9회말 끝내기 홈런으로 지긋지긋한 12연패에서 빠져나온 데 이어 이날은 홈런 4방 등 14안타를 퍼부으며 김 감독에게 시원한 승리를 선사했다. 2000경기 출장 축하포이자 노스승의 마음고생에 대한 속죄포였다. 김인식 감독은 경기 뒤 “팀이 어려운 상황이라 2000경기는 별 의미 없다. 우스갯소리로 오늘도 1999경기, 내일도 1999경기라고 말하고 다닌다”고 했다.
그동안 김 감독의 속을 무던히 태웠던 유원상과 김태균이 투타에서 앞장섰다. 6점대 평균자책점으로 시즌 2승에 그친 선발 유원상은 7이닝 4안타 1실점으로 잘 던졌다. 그는 경기 뒤 “12연패에서 어렵게 탈출해 연승 분위기를 이으려고 했다. 공격적 피칭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뇌진탕 후유증으로 두 달 가까이 4번 타자 자리를 비웠던 김태균은 3점 홈런 포함 5타수 4안타 5타점의 맹타를 휘둘렀다. 한화의 14-3 대승.
엘지는 ‘서울 맞수’ 두산을 5-4로 꺾고 주말 3연전을 싹쓸이했다. 엘지 류택현은 9년2개월 만에 프로야구 최초로 100홀드를 달성했다. 두산은 올 시즌 첫 5연패에 빠졌다. 두산 김동주는 통산 첫 잠실구장 100홈런을 기록했지만 웃을 수 없었다.
삼성은 강봉규의 결승홈런으로 히어로즈를 4-3으로 꺾고 5위로 한 계단 올라섰다. 삼성에 대구에서만 5연패를 당한 히어로즈는 6위로 내려앉았다. 4위 롯데는 에스케이에 주말 2연승을 거두며 3위 기아를 1.5경기 차로 압박했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야구

엘지 이대형이 5일 잠실에서 두산과 치른 경기에서 8회말 이진영의 안타 때 홈으로 들어오고 있다.
연합뉴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