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롯데 무서운 상승세
‘2강체제’ 2달여만에 흔들
‘2강체제’ 2달여만에 흔들
프로야구 2강 체제가 무너졌다. 여유롭게 앞서가던 1위 에스케이와 2위 두산은 3위 밑 추락을 걱정할 때다. 포스트시즌 진출 또한 안심권이 아니다. 프로야구 판도는 이제 5중2약1최약으로 바뀌고 있다.
에스케이와 두산은 5월13일 이후부터 두 달여 동안 2강 체제를 유지해 왔다. 그 동안 3위 이하 팀들은 5할 승률 맞추기에도 급급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타격 침체의 에스케이와 선발진이 무너진 두산이 번갈아가며 연패의 수렁에 빠지자 기아·삼성·롯데가 추격의 고삐를 바짝 쥐었다. 특히 5할 밑에서 허덕이던 삼성과 롯데는 꾸준한 상승세로 최근 5할 승률을 넘기더니, 이젠 1·2위도 가시권에 뒀다. 15일 현재 1위 에스케이와, 승차없는 4·5위 삼성·롯데와의 실질 승차는 4경기 뿐이다. 올스타전 휴식기 이전에 극적인 ‘반전’의 여지가 남아 있는 것이다. 삼성과 롯데가 지금껏 무승부를 한 차례도 기록하지 않았던 것도 호재로 작용한다. 올 시즌에는 승률에서 무승부가 패로 계산되기 때문이다.
7월 성적만 놓고 보면, 5개 팀의 희비가 많이 갈린다. 7연패에 빠진 에스케이는 고작 3승(7패)밖에 올리지 못했다. 주전 포수 박경완의 아킬레스건 부상도 있지만, 득점 상황에서 터지지 않는 물먹은 방망이가 더 큰 문제다. 7연패 기간 동안 경기당 평균 2점밖에 못 뽑아냈다. 에스케이는 급기야 16일 1·2군 타격코치를 맞바꿨다.
7월 초까지 6연패에 빠졌던 두산 역시 3승(7패)밖에 못 건졌다. 그동안 임태훈, 고창성 등의 든든한 허리라인으로 버텼지만 선발투수들이 초반에 무너지는 통에 어찌해볼 도리가 없었다. 크리스 니코스키 등을 영입해 분위기 쇄신을 노리고 있으나 여의치가 않다.
삼성과 롯데는 7월에 각각 8승을 쓸어담았다. 삼성은 되살아난 방망이가, 롯데는 튼튼한 선발 마운드가 한 몫 했다. 영남권 두 팀의 상승세는 침체에 빠진 수도권팀들에 엄청난 위협이 되고 있다. 특히 에스케이는 17일부터 롯데와 벼랑끝 승부를 벌여야 한다.
올스타 휴식기까지 이제 1주일 남았다. 1주일 사이에 전반기 마지막 순위가 어떻게 변해있을지는 ‘며느리도 모른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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