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지 봉중근, 기아 잡고 8승
평일임에도 21일 잠실구장을 찾은 관중 수는 무려 2만555명이었다. 이들 중 60% 정도는 3루와 왼쪽 외야에 앉아 있었다. 안방 팬보다 방문구단 팬이 더 많았다는 뜻이다. 응원이라면 두산 팬도 절대 지지 않지만, 머리에 주황색 봉지를 단 롯데 팬의 함성 소리는 흡사 사직구장을 통째로 옮겨놓은 듯했다.
롯데 선수들은 카림 가르시아의 만루포 등 홈런 3방을 터뜨리며 팬들의 열렬한 응원에 화답했다. 시즌 8연승으로 올 시즌 최다연승 타이기록. 1위 두산과 실질승차는 1.5경기 차로 좁혀졌다.
롯데의 최근 상승세는 투타 안정에서 비롯됐다. 우완 에이스로 거듭난 송승준을 중심으로 부상에서 돌아온 베테랑 손민한, 그리고 조정훈·장원준 등 선발투수들이 연일 안정된 피칭을 선보이고 있다. 특히 손민한은 직구 구속이 현저히 떨어졌음에도 두뇌 피칭으로 상대 타자들의 허를 찌르고 있다. 이날 승리투수가 되면서 그는 선발 100승(통산 102승)을 채웠다.
타선의 짜임새도 탄탄해졌다. 4번 타자 이대호는 8연승 기간에 타율 0.433(30타수 13안타) 15타점의 맹타를 휘둘렀다. 그동안 부진하던 가르시아는 거포 본색을 되찾아가고 있고, 5번 타자 홍성흔은 기회 때마다 적시타를 쳐주고 있다. 전준우 등 기대하지 않았던 선수들도 제 몫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제리 로이스터 롯데 감독은 “연승은 중요하지 않다. 다만, 롯데는 다른 팀보다 훨씬 좋은 야구를 하고 있다”며 “공·수·주 지금이 최고의 컨디션이다”라고 했다.
에스케이는 문학구장에서 열린 안방경기에서 꼴찌 한화에마저 1-11로 대패하며 또다시 3연패에 빠졌다. 엘지는 박용택의 8회 솔로포에 힘입어 갈길 바쁜 3위 기아를 2-1로 눌렀다. 선발 봉중근은 7이닝 6안타 2볼넷 1실점하면서 시즌 8승(9패)째를 챙겼다. 5위 삼성은 힘겹게 히어로즈를 8-6으로 누르고 두산에 2.5경기 차로 다가섰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프로야구 21일 전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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