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선발투수
김상현·최희섭·이종범·김원섭
후반기 KIA 고공비행 이끌어
후반기 KIA 고공비행 이끌어
기아가 12년 만에 가장 뜨거운 여름을 보내고 있다.
기아는 전반기까지 심각한 투타 불균형으로 고민했다. 시즌 초반 바닥을 헤맨 것도 방망이 때문이다. 마운드의 힘으로 초여름을 거치며 3위까지 치고 올라갔지만, 답답한 방망이 때문에 에스케이-두산의 양강 구도와는 한참 멀게만 느껴졌다.
그러던 기아가 지난달 28일 시작한 후반기 17경기에서 14승3패의 고공비행을 하고 있다. 2위 두산과는 2.5경기 차, 3위 에스케이와는 4.5경기 차다. 요즘 기세로 보면 ‘체감 간격’은 더욱 넓어 보인다.
과거 ‘해태 왕조’ 재건에 앞장서고 있는 이들은 김상현, 최희섭, 이종범, 김원섭 등 선수생활 중단 위기에 몰렸다가 부활한 4명의 타자들이다.
올 시즌 초 엘지에서 설 자리가 없어 기아로 트레이드된 김상현은 타점 1위(94개), 홈런 공동 1위(24개)로 이번 시즌 강력한 최우수선수 후보 물망에까지 오르고 있다. 16일 경기에서 시즌 24호 홈런을 기록해 클리프 브룸바(히어로즈)와 공동 1위가 됐고, 타점은 2위 이대호(롯데·84개)와 격차가 10개나 된다. 8월 들어 8홈런, 21타점의 괴력을 뿜어대고 있다.
2007년 메이저리그에서 돌아온 뒤 이렇다 할 실력을 보여주지 못했던 최희섭도 시즌 초반 타격 슬럼프를 극복하고 ‘빅초이’의 명성을 되찾고 있다. 현재 홈런 3위(22개), 타점 9위(67개)로 김상현과 함께 팀 타선을 주도하고 있다.
이용규와 번갈아 ‘테이블 세터’를 맡고 있는 프랜차이즈 스타 이종범은 지난 시즌 뒤 플레잉코치를 제안받는 등 은퇴 위기까지 몰렸다. 하지만 16일 삼성전에서 홈런 포함 4타수 2안타 2타점을 기록하는 등 올 시즌 타율 0.274, 3홈런, 29타점, 9도루를 기록중이다. 전성기에 견주면 한참 못 미치지만 최고참으로서 팀 내 구심점 노릇을 잘 해내고 있다.
김원섭은 만성간염과 싸우며 1·2군을 오르내리는 어려움 속에서도 타율 0.304, 6홈런, 31타점으로 활약중이다. 특히 지난 9일 에스케이전 역전 끝내기 만루홈런 한방으로 기아에게 이번 시즌 가장 짜릿한, ‘10승 같은 1승’을 안겨줬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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