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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야구·MLB

‘등번호’로 기억되기

등록 2009-08-25 18:54





김양희 기자의 맛있는 야구 /

에스케이 와이번스 선수들의 모자에는 ‘26·29’라는 숫자가 새겨져 있다. ‘26’은 아킬레스건이 파열돼 시즌을 접은 포수 박경완의 등번호고, ‘29’는 손등에 타구를 맞고 현재 재활중인 에이스 김광현의 등번호다. 다른 구단 선수들 모자에도 장기 부상을 당한 동료들의 등번호가 선명히 쓰여 있다. 동료의 등번호를 새기는 행위로 아픈 동료들과 소통하는 것이다.

야구 초창기 등번호는 라인업에 따라 정해졌다고 한다. 주전 선수들은 1~8번, 백업 포수는 9번, 선발 투수들은 서양에선 불길한 숫자인 13번을 뺀 10~14번, 불펜 투수와 나머지 선수들은 15~26번을 다는 식이었다. 이에 따라 뉴욕 양키스 3번 타자 베이브 루스는 3번, 4번 타자 루 게릭은 4번을 달았다. 루 게릭이 달았던 4번은, 그의 은퇴 직후 야구 역사상 최초로 영구결번되기도 했다. 베이브 루스의 등번호도 뒤에 구단 내에서 영구결번됐다.

메이저리그에서 42번은 특별하다. 42번은 메이저리그에 입성한 최초의 흑인 선수 재키 로빈슨(1919~1972)이 달았던 번호다. 1997년 사무국은 로빈슨의 메이저리그 데뷔 50주년을 맞아 그의 번호를 리그 전체에서 영구결번시키기로 결정했다. 물론 당시 42번을 달고 있던 선수에 대해서는 예외조항을 뒀다. 현재 메이저리그에서는 양키스 마무리 마리아노 리베라(40)가 유일하게 42번을 달고 있고, 그가 은퇴하면 42번은 영원히 역사 안에 잠들게 된다.

한국 프로야구 구단별로 영구결번된 사례는 지금껏 6차례 있었다. 사고로 스물여섯 짧은 삶을 마감한 김영신(54번·OB)을 비롯해 박철순(21번·OB), 선동열(18번·해태), 김용수(41번·LG), 이만수(22번·삼성), 장종훈(35번·한화)이 그들이다. 이제 7번째 영구결번이 차례를 기다리고 있는데, 바로 얼마 전 은퇴를 선언한 송진우(한화)가 주인공이다. 프로야구 사상 최초로 200승, 3000이닝, 2000탈삼진의 금자탑을 세웠으니 영구결번은 당연한 수순이다. 그의 등번호는 21번. “21년 동안 프로야구 생활을 하겠다”며 장난스레 달았던 21번인데, 결국 햇수로 21년을 채웠다.

21번은 공교롭게도 이미 두산(OB)에서 영구결번된 ‘불사조’ 박철순의 등번호이기도 하다. 메이저리그 보스턴 레드삭스에서 로저 클레먼스 이후 아무도 달지 않는 번호인 21번은, 우리 프로야구 8개 구단 중 2개 구단에서도 영구결번되는 영광을 안게 되는 셈이다.


김양희 기자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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