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롯데-히어로즈 4위 대혼전
프로야구 2위와 4위 다툼이 점입가경이다. 덕분에 흥행은 대성공이다.
순위 싸움은 두산-에스케이의 2위 맞대결, 롯데-삼성의 4위 맞대결이 벌어진 주중 3연전이 끝난 뒤 더욱 치열해졌다. 2위 두산은 3연전 직전까지 3위 에스케이에 두 경기 앞서 있었다. 하지만 문학 원정에서 2경기(한 경기는 비로 취소)를 모두 내주면서 에스케이와의 승차가 사라졌다. 두산(0.550)은 승률에서만 에스케이(0.548)에 2리 앞서 간신히 2위를 유지하고 있다.
정규리그 2위와 3위가 포스트시즌에 진출했을 때의 차이는 올해 더욱 커졌다. 3위는 4위와 맞붙는 준플레이오프가 지난해부터 3전2선승제에서 5전3선승제로 늘어나 부담이 커졌다. 반면 2위가 준플레이오프 승자와 갖는 플레이오프는 지난해 7전4선승으로 늘었다가 올해 다시 5전3선승제로 환원됐다.
앞으로 두산은 22경기, 에스케이는 18경기가 남은 가운데 결국 승부는 두 팀 사이에 남은 세 차례 맞대결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포스트시즌 진출 마지노선인 4위 싸움은 더욱 흥미롭다. 승차 없이 시작한 삼성과 롯데의 대구 3연전에서 삼성이 2승1패로 우위를 보이면서 롯데에 1경기 앞서게 됐다. 그런데 6위 히어로즈가 야금야금 쫓아오면서 5위 롯데는 4위 삼성과의 승차보다 더 좁은 차이(0.5경기)로 히어로즈에 쫓기는 신세가 됐다. 히어로즈는 남은 경기 수가 24경기로 롯데(15경기)·삼성(19경기)보다 훨씬 많다. 따라서 롯데와 삼성은 시즌 막판 히어로즈의 승패에 따라 4강 진출 여부가 결정될 수도 있다. 히어로즈가 키를 쥐고 있는 셈이다.
상위권 팀들의 사상 유례없는 대혼전으로 프로야구는 사상 최대의 흥행을 눈앞에 두고 있다. 예년 이 맘 때면 순위가 대체로 결정되고 관중도 서서히 줄었지만, 올해는 관중 열기가 좀처럼 식지 않고 있다.
프로야구는 28일 2년 연속 500만 관중을 돌파한 데 이어 역대 최다인 540만명(1995년)을 넘어선 550만 관중 목표도 무난히 달성할 전망이다. 야구계에선 내심 600만 관중까지도 바라보고 있다. 남은 79경기에서 평균 1만2600명이 경기장을 찾아야 가능한, 다소 버거운 수치다. 하지만 두산-기아전이 7경기나 남는 등 빅매치가 많아 가능성도 있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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