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장성호가 30일 프로야구 두산과의 잠실경기 8회초 1사 때 역전 만루홈런을 친 뒤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연합뉴스
8회말 대타 나와 쾅…김원섭 솔로 백투백 홈런
두산 3연전 싹쓸이 70승 “한국 시리즈 직행한다”
두산 3연전 싹쓸이 70승 “한국 시리즈 직행한다”
8회말 0-1로 뒤진 기아의 공격. 최희섭의 적시타로 1-1 동점을 만든 뒤 1사 만루 기회가 이어졌다. 타석에는 대타 장성호가 들어섰다. 두산도 고창성 대신 이재우를 마운드에 올렸다. 초구는 볼. 장성호는 2구째 133㎞ 몸쪽 싱커를 그대로 받아쳤다. 타구는 포물선을 그리며 120m를 날아가 오른쪽 외야 관중석에 꽂혔다. 점수는 순식간에 5-1로 벌어졌다. 3루 쪽 관중석은 기아 팬들의 함성과 노란 막대풍선으로 출렁였다. 장성호에 이어 김원섭의 백투백 솔로 아치까지 터지며 승리를 자축했다.
기아가 30일 두산과의 잠실 경기에서 장성호의 그랜드슬램을 앞세워 6-1 승리를 거두고 1982년 프로야구 출범 이후 28년 만에 월간 최다인 20승(4패)을 거뒀다. 종전 기록은 해태와 현대, 삼성, 에스케이가 각각 두 차례씩 세운 19승이다. 기아는 또 시즌 70승 고지에 올랐다. 시즌 70승을 거둔 팀은 8개 구단 체제인 1991년 이후 단일리그에서 16번 중 14번 정규리그 1위를 차지했다.
기아 선발 윤석민은 7이닝 2안타 1실점으로 규정 이닝을 채우면서 부상으로 시즌을 마감한 김광현(2.80)을 밀어내고 평균자책 1위(2.79)에 올랐다. 또 뒤늦게 폭발한 타선 덕분에 올 시즌 5번째 전 구단 상대 승리를 기록한 투수가 됐다. 그러나 김상현은 3타수 2안타를 기록하고도 홈런과 타점을 추가하지 못해 통산 월간 최다홈런(15개)과 최다타점(38개) 타이기록에 만족해야 했다.
두산은 1986년 잠실을 홈구장으로 사용한 뒤 처음으로 안방 3연전 매진을 기록했지만 관중석은 기아 팬들이 더 많았다. 3위 두산은 잠실 3연전을 모두 내주는 등 5연패에 빠지며 기아와의 승차가 8.5경기로 벌어졌다.
‘4위 전쟁’ 중인 롯데와 히어로즈는 사직에서 역전에 역전을 주고받는 명승부 끝에 히어로즈가 웃었다. 히어로즈는 9회초 2사 1·3루에서 강정호의 빗맞은 타구가 행운의 우전안타가 되면서 4-3으로 이겼다. 히어로즈 선발 황두성은 8월에만 5승을 거뒀고, 2006년 7월5일 이후 롯데전 5연승도 달렸다. 롯데는 8회말 2사 1루에서 홍성흔의 우전안타가 아웃으로 판정되는 심판의 오심이 못내 아쉬웠다. 6위 히어로즈는 이날 나란히 패한 롯데와 삼성을 각각 1.5경기, 0.5경기 차로 압박했다.
에스케이는 갈 길 바쁜 삼성을 3-1로 꺾고 대구 원정 3연전을 싹쓸이하며 5연승을 달렸고, 한화 류현진은 대전 엘지 전에서 삼진을 13개나 잡아내며 승리해 4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거뒀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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