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오후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2009프로야구 플레이오프 1차전 SK와 두산의 경기 1회초 SK 선발투수 글로버가 역투하고 있다. 연합뉴스
에스케이 게리 글로버는 올 시즌 두산전 3경기에 등판해 17⅔이닝 동안 80타자를 상대하면서 홈런을 하나도 맞지 않았다. 두산전 평균자책점은 2.55. 더욱이 문학구장에서는 2경기 14이닝 2실점(1자책)으로 평균자책점이 0.64에 지나지 않았다. 또 에스케이가 시즌 막판 19연승을 달리는 동안 5승1세이브, 평균자책점 0.63을 기록했다.
김성근 에스케이 감독이 7일 두산과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그를 선발로 낙점한 이유다. 과연 글로버는 이날 6이닝 동안 5안타만 맞았다. 삼진도 6개나 잡았다. 하지만 3실점하며 패전의 멍에를 썼다.
1회와 2회 고영민과 최준석에게 내준 홈런이 화근이었다. 고영민에게는 135㎞짜리 슬라이더를 던졌다가 얻어맞았다. 직선으로 뻗어간 타구는 담장을 맞고 나올 듯했지만 살짝 넘어갔다. 2회초 146㎞짜리 직구를 받아친 최준석의 타구는 우익수 김강민의 머리 위에 높이 떴다. 담장 앞에서 잡힐 것으로 보였지만 역시 담장을 살짝 넘겼다. 두 타구는 공교롭게도 3루에서 우익수 쪽으로 분 바람에 실렸다. 둘 다 비거리는 105m로 기록됐다. 이날 인천 문학구장에는 강한 바람이 불었다. 초속 4m 정도였지만 순간최대풍속은 초속 6m에 이르렀다. 이 정도 바람이면 외야에 공이 떴을 때 10m는 족히 더 날아간다. 시즌 중 두산 타자에게 피홈런이 없었던 글로버는 가장 중요한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바람에 실린 홈런 2방에 무너졌다. 글로버에게는 유난히 강하고 차가운 문학구장의 바람이었다. 인천/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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