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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야구·MLB

기아, 한국시리즈 극적인 역전 드라마

등록 2009-10-24 19:22

기아 나지완이 5-5 동점인 9회말 1사에서 결승홈런 한방으로 2009 한국시리즈를 평정했다. 홈런 후 축하 샴페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기아 나지완이 5-5 동점인 9회말 1사에서 결승홈런 한방으로 2009 한국시리즈를 평정했다. 홈런 후 축하 샴페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나지완 9회말 끝내기 홈런…12년만에 10번째 우승
끝내기 홈런의 주인공 나지완은 샴페인 세례를 받고 눈물을 펑펑 흘렸다. 잠실구장에는 곧바로 화려한 불꽃놀이가 펼쳐졌다. 이어 하얀 꽃가루가 그라운드를 수놓았다.

2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09 프로야구 한국시리즈(7전4선승제) 마지막 7차전. 기아가 12년 만에 극적인 역전 드라마로 ‘가을의 전설’을 써내려갔다. 5-5 동점이던 9회말 1사 후 나지완이 에스케이 채병용을 상대로 좌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극적인 끝내기 홈런을 날렸다. 6회초까지 1-5로 뒤지던 기아는 나지완의 끝내기 홈런으로 기어이 6-5 역전에 성공했다. 나지완의 타구가 담장을 넘어가는 순간 기아 팬들은 열광의 도가니로 빠져들었다. 눈물을 펑펑 흘리는 팬들도 있었다.

이로써 기아는 에스케이를 4승3패로 물리치고 1997년 이후 12년 만에 통산 10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전신인 해태 시절 9차례 정상에 올랐고, 2001년 기아로 간판을 바꾼 이후엔 첫 우승이다. 나지완은 기자단 투표에서 61표 41표를 얻어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에 뽑혔다.

 지난해 기아 사령탑에 취임한 조범현 감독은 에스케이 감독 시절이던 2003년 한국시리즈에서 현대에 3승4패로 패한 뒤 두 번째 도전에서 우승 감독의 반열에 올랐다.

반면 2007년과 2008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던 에스케이는 에이스 김광현과 마무리 전병두, 주전포수 박경완 등의 줄부상 속에도 기아와 치열한 접전을 벌였으나,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해 3연패에 실패했다. 

프로야구 28년 역사상 한국시리즈에서 가장 극적인, 최고의 명승부가 펼쳐졌다. 두 팀은 7명씩 모두 14명의 투수를 투입하는 총력전으로 4시간30분 동안 대혈투를 벌였다. 이틀 전 5차전 선발 투수였던 아킬리노 로페즈(KIA)와 카도쿠라 켄(SK)까지 마운드에 올랐다.

기아 나지완이 5-5 동점인 9회말 1사에서 결승홈런 한방으로 2009 한국시리즈를 평정했다. 연합뉴스
기아 나지완이 5-5 동점인 9회말 1사에서 결승홈런 한방으로 2009 한국시리즈를 평정했다. 연합뉴스


에스케이는 중반까지 5-1로 앞서 한국시리즈 3연패를 눈 앞에 두는 듯 했다. 0-0 동점이던 4회초 선두타자 정근우가 중전안타를 치고나간 뒤 3번 타자 박정권이 볼카운트 2-1에서 기아 선발 릭 구톰슨의 4구째 바깥쪽 높은 144㎞ 직구를 밀어쳤다.

높이 치솟은 타구는 파울이 될 것을 보였다. 박정권조차 뛰지 않았다. 그러나 좌익선상을 따라 가던 공은 왼쪽 파울폴대 안쪽으로 살짝 떨어졌다.

 에스케이는 5회에도 안타 없이 추가점을 뽑았다. 볼넷과 야수선택, 몸맞는 공으로 1사 만루를 만든 뒤 박정권이 기아 세번째 투수 좌완 양현종한테서 2루수 앞 땅볼을 날려 1점을 보탰다.

 4회까지 에스케이 선발 게리 글로버에게 퍼펙트 경기로 끌려가던 기아는 5회말부터 반격에 나섰다.

선두타자 최희섭이 중전안타를 치고 나갔고 2사 2루에서 고졸신인 안치홍이 2루수 옆을 빠져 중견수쪽으로 흐르는 적시타를 날려 1-3으로 따라붙었다.

 이어 볼넷 2개를 얻어 2사 만루를 만들었지만 이용규가 바뀐 투수 이승호에게 삼구 삼진으로 물러나 아쉬움을 샀다.

 위기에서 벗어난 에스케이는 클리닝타임이 끝난 뒤 6회초 2점을 더 달아났다. 나주환과 정상호가 양현종을 상대로 연속안타를 친 뒤 최정이 보내기번트를 성공시켜 1사 2·3루를 만들었고, 대타 김강민이 큼직한 우익수 뜬공을 날려 4-1이 됐다. 이어 박재상은 깨끗한 중전 적시타를 터뜨려 5-1로 멀찍이 달아났다.

 하지만 기아는 6회말부터 기적같은 역전 드라마를 쓰기 시작했다. 6회말 선두타자 김원섭이 내야안타로 출루한 뒤 나지완이 에스케이 두번째 투수 이승호한테서 잠실구장 가운데 담장 125m 지점을 훌쩍 넘기는 큼직한 2점 홈런을 날렸다. 3-5.

기아는 7회말 새내기 안치홍이 바뀐 투수 카도쿠라에게 좌중월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고졸 신인으로는 한국시리즈 최초의 홈런이다.

4-5로 바짝 추격한 기아는 이어 대타 최경환이 우중간을 가르는 3루타를 터뜨렸고 이현곤이 볼넷을 골라 무사 1·3루의 역전 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이용규의 유격수 땅볼 때 홈으로 쇄도하다가 3루로 귀루하던 최경환이 아웃돼 기회가 무산되는 듯했다. 기아는 이어 나온 김원섭이 우전 적시타를 날려 기어이 5-5 동점을 만들었다. 이어진 1사 2·3루에서 믿었던 최희섭이 삼진, 김상현이 1루수 파울 뜬공으로 물러나 역전에는 실패했다.

연장전 기운이 감돌던 9회말 기아 공격. 1사 후 타석에 들어선 나지완은 볼카운트 2-2에서 채병용의 6구째 143㎞ 높은 직구를 그대로 받아쳐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통렬한 결승 홈런을 날렸다. 맞는 순간 홈런을 직감한 잠실구장은 떠나갈 듯한 함성과 열광에 빠져들었다.

에스케이는 4회 무사 1·3루, 5회 2사 만루에서 추가점을 뽑지 못한 게 결국 역전패의 빌미가 됐다.

 조범현 기아 감독은 경기 뒤 그라운드에서 마이크를 잡고 “열심히 응원해 준 기아 타이거즈 팬들에게 감사한다. 그리고 멋진 승부를 펼쳐 준 에스케이 팬들께도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잠실/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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