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36·필라델피아 필리스)가 28일(한국시각) 월드시리즈 1차전이 열리는 뉴양키스타디움에서 포크볼 던지는 모양으로 공을 잡고 카메라 앞에 섰다. 뉴욕/AP 연합뉴스
박찬호, 양키스 ‘아홉 홈런포’ 상대
이승엽, 닛폰햄 다르빗슈와 대결
이승엽, 닛폰햄 다르빗슈와 대결
한국시리즈는 끝났다. 그러나 박찬호(36·필라델피아 필리스)와 이승엽(33·요미우리 자이언츠)이 기다리고 있다. 두 선수는 소속 팀이 나란히 월드시리즈와 일본시리즈에 진출해 우승 반지에 도전할 수 있는 자격을 얻었다. 월드시리즈는 29일부터, 일본시리즈는 31일부터 7전4선승제로 열린다.
생애 처음으로 월드시리즈를 경험하는 박찬호는 뉴욕 양키스를 상대로 마운드에 오른다. 양키스는 정규리그 홈런 1위(244개) 팀이다. 주전 9명이 모두 두 자릿수 홈런을 친 가공할 펀치력을 가졌다. 왼손과 스위치 타자가 즐비하고 오른손 타자는 1번 데릭 지터와 4번 알렉스 로드리게스 단 2명 뿐이다. 따라서 박찬호는 오른손 타자를 상대로 원포인트 릴리프로 출전할 가능성도 있다.
양키스는 지난 2001년 월드시리즈에서 김병현(30·당시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을 상대로 4·5차전 연속 블론세이브의 수모를 안겼다. 따라서 박찬호로선 절친한 후배 김병현에 대한 ‘설욕’의 의미도 담겨 있다. 필라델피아는 1·2차전 선발투수로 클리프 리와 페드로 마르티네스를 예고했고, 양키스는 1차전 선발투수로 사바시아를 내보낸다.
이승엽은 2005년 영광에 재도전한다. 당시 지바 롯데 머린스 소속으로 일본시리즈에서 한신 타이거스를 상대로 타율 0.545(11타수 6안타), 3홈런 6타점으로 맹활약하며 팀이 4연승으로 우승하는 데 일등공신이 됐다. 최우수선수(MVP) 수상도 유력했지만 8연타석 안타로 일본시리즈 신기록을 세운 팀 동료 이마에 토시아키에게 밀렸다.
올 시즌 부진을 면치 못했던 이승엽은 일본시리즈에선 자주 나설 것으로 보인다. 닛폰햄 파이터스가 속해 있는 퍼시픽리그는 지명타자 제도가 있어 원정경기(1·2·6·7차전)에서는 주전 1루수 자리를 꿰찰 가능성이 높기 때문. 수비가 불안한 외야수 알렉스 라미레스를 지명타자로 활용하고, 1루수 가메이 요시유키를 외야로 돌리면 이승엽이 1루수로 나서게 된다.
닛폰햄 에이스 다르빗슈 유의 몸 상태가 좋지 않고, 닛폰햄 불펜이 요미우리보다 약하다는 점도 이승엽에게는 호재다. 이승엽이 유난히 ‘큰 경기’에 강한 것도 팬들의 기대를 모으는 대목이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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