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월드시리즈 1차전
C.C 사바시아(뉴욕 양키스)와 클리프 리(필라델피아 필리스)는 지난해까지 필리스에서 한솥밥을 먹었다. 2007년과 2008년에는 차례로 투수 최고 영예인 사이영상을 받았다.
29일(한국시각) 뉴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7전4선승제) 1차전. ‘적’으로 만난 두 왼손투수가 선발로 마운드에 올라 투수전의 묘미를 선보였다.
팽팽하던 승부는 필리스 3번 타자 체이스 어틀리의 솔로 홈런 두 방으로 갈렸다. 어틀리는 3회초 사바시아와 9구까지 가는 접전 끝에 시속 153㎞짜리 몸쪽 낮은 직구를 받아쳐 오른쪽 담장을 살짝 넘기는 솔로 홈런을 날렸다. 그는 1-0으로 앞선 6회초에도 사바시아의 154㎞짜리 빠른 공을 잡아당겨 큼지막한 우월 솔로포를 터뜨렸다. 어틀리는 포스트시즌 26경기 연속 출루 신기록도 세웠다.
사바시아는 7이닝 동안 삼진 6개를 곁들이며 2실점으로 잘 막았지만 어틀리를 넘지 못해 패전의 멍에를 썼다. 필리스 선발 리는 9이닝 동안 삼진 10개를 잡아내는 괴력투를 선보이며 월드시리즈 첫 승리의 기쁨을 누렸다. 안타는 6개를 맞았고, 9회말 수비 실책으로 1점을 내준 게 전부였다.
필리스는 리와 어틀리의 투타 활약으로 양키스를 6-1로 꺾고 원정경기에서 기분좋은 첫승을 챙겼다.
리의 완투쇼로 중간계투 박찬호의 ‘꿈의 무대’ 첫 등판은 2차전을 기약하게 됐다. 2차전은 30일 오전 9시부터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