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1이닝 호투
4-4 동점이던 뉴욕 양키스의 9회초 마지막 공격. 2사 후 ‘동굴맨’ 조니 데이먼이 좌전 안타로 출루하며 득점 기회를 만들었다. 데이먼은 이어 2루와 3루를 거푸 훔치며 9회초 마운드에 오른 필라델피아 필리스 배터리를 마구 흔들었다. 필리스 투수 브래드 릿지는 다음 타자 마크 테세이라에게 몸 맞는 공까지 던졌다.
찰리 매뉴얼 필리스 감독은 흔들리는 릿지를 바꾸지 않았고, 이게 결국 화근이 됐다. 양키스는 4번 타자 알렉스 로드리게스가 좌익수 쪽 1타점 2루타로 결승 타점을 올렸고, 5번 타자 호르헤 포사다가 2타점 좌중간 적시타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2일(한국시각) 미국 필라델피아 시티즌스뱅크파크에서 열린 월드시리즈(7전4선승제) 4차전. 양키스가 적지에서 데이먼의 ‘발야구’를 앞세워 필리스를 7-4로 꺾고 1패 뒤 3연승을 달렸다. 양키스는 남은 3경기에서 1승만 보태면 2000년 이후 9년 만에 정상에 오른다. 데이먼은 이날 2루타 포함 5타수 3안타 1타점 2득점 2도루로 펄펄 날았다.
필리스 중간계투 박찬호는 7회초 마운드에 올라, 이날의 히어로 데이먼을 삼진으로 처리하는 등 1이닝 동안 1볼넷 무실점으로 잘 막았다. 필리스는 2-4로 뒤지던 7회말과 8회말 체이스 어틀리와 페드로 펠리스가 잇따라 솔로 홈런을 터뜨려 동점을 만들었지만 9회초 어이없이 무너졌다.
5차전은 3일 오전 10시 같은 장소에서 1·2차전 승리투수였던 클리프 리(필리스)와 알렌 제임스 버넷(양키스)의 선발 맞대결로 펼쳐진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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