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안산시가 오는 2012년까지 건립 예정인 돔구장 일대 조감도.
안산 돔구장 주변 유통센터·주상복합 개발 계획
“안산시 구단 유치 미흡” 건설사에만 특혜 논란
“안산시 구단 유치 미흡” 건설사에만 특혜 논란
오는 2012년 국내 최초로 경기도 안산시에 들어설 예정인 야구 돔구장이 자칫 프로야구 구단 유치 없이 대형 유통센터와 주상복합 시설만 들어서는 ‘야구 없는 야구장’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또 일부 시민단체들은 돔구장 건설사업이 건설사에만 막대한 이익을 넘기는 특혜사업으로 변질되고 있다며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 황금알을 낳는 거위 경기도 안산시는 지난 9월 단원구 초지동 일대 20만㎡에 3만2000석 규모의 돔구장과 공공청사, 50층 규모의 주상복합아파트 9개 동 등을 한꺼번에 개발하기 위해 민간사업자 선정에 응모한 업체를 대상으로 오는 12월 사업계획서를 제출받는다. 공사는 내년 7월 착공해 오는 2012년 12월 완공될 예정이다.
전체 20만㎡ 터에 돔구장(6만1000㎡)과 공공청사(1만㎡), 주상복합아파트(8만7000㎡), 학교(1만2000㎡), 공원(3만㎡) 등이 들어서는데, 총공사비용은 1조4000억원 가량 들어갈 것으로 추정된다. 관련 업계에서는 시공사가 공사수익(총공사비용의 10%·1400여억원)과 분양수익(총분양대금의 20%·1500여억원)으로 3000억원 가량을 챙길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 야구 없는 야구장? 안산 돔구장의 핵심은 프로야구 구단 유치다. 매 시즌 프로야구가 열려야 돔구장 활성화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안산시는 사업자 공모 때 1000점 만점에 구단 유치 항목에 최대 15점의 가점만 부여했다. 전체 배점 중 1.5%다. 이 때문에 사업자가 굳이 거액을 들여 구단을 유치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 안산시의 프로야구단 유치 의지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이유다.
안산시의 한 야구 관계자는 “기존 프로야구단이 기초단체인 안산시를 연고로 한다면 안산 돔구장은 기본적인 경기장 관람수익도 보장될 뿐 아니라 홍보효과에 따른 경제적 이익도 막대할 것”이라며 “구단 유치에 실패한다면 거액을 들여 건설한 돔구장은 무용지물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 건설사 담합 가능성 안산시는 전체 도급순위 5위까지만 주관시공 자격을 부여했다. 그런데 시공사 선정에 응모한 건설사는 국내 굴지의 ㅎ건설과 ㅍ건설이다. 이 두 업체가 도급순위 5위 안에 드는 다른 업체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담합할 경우 이들이 시공사로 선정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 때문에 안산시 돔구장 건립 사업은 지난 5월 시의회에서 부결됐다가 지난 7월 한나라당 소속 의원들의 주도로 날치기 통과되는 등 진통을 겪고 있다. 한국기독청년회(YMCA) 등 20여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안산돔구장반대대책위’는 “겉으로는 경쟁 방식의 공모지만 사실상 담합 형태로 사업이 이뤄져 결과적으로 돔구장 운영은 적자가 되고, 금싸라기 땅만 헐값에 넘겨 주상복합아파트로 개발하는 특혜사업으로 변질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안산시 산하 안산도시공사 관계자는 “응모 과정부터 사업자 선정까지 100여일에 불과해 사업자한테 프로야구 구단 유치 부담을 크게 줄 수 없어 배점을 낮췄다”고 말했다. 또 담합 가능성에 대해선 “도급순위가 높은 업체끼리 담합한다고 반드시 사업자로 선정된다는 보장은 없다”고 말했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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