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엘지 트윈스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에서 한화의 선발 유원상이 생애 첫 완봉승을 거두고 포수 이희근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9이닝 던진 공 102개뿐…SK 8연승 질주
한대화 한화 감독은 4년차 선발투수 유원상(24)이 등판할 때마다 “오늘 경기에서도 잘 던지면 계속 믿어보겠다”는 조건을 달곤 한다. 그동안 기복이 너무 심했다는 얘기다. 하지만 이제는 그런 말이 필요 없게 됐다. 올 시즌 기복 없는 투구를 선보이며 동기생 류현진(23)과 함께 마운드의 ‘쌍두마차’로 떠올랐고, 마침내 시즌 5번째 등판에서 프로 데뷔 뒤 첫 완봉승까지 따냈다.
유원상은 23일 프로야구 엘지와의 잠실 원정경기에서 9이닝 동안 102개의 공으로 3안타 2볼넷만 내준 채 5-0 승리의 주인공이 됐다. 장원준(롯데), 금민철(넥센)에 이은 올 시즌 세번째 완봉승. 직구 최고구속은 143㎞에 그쳤지만 컨트롤이 칼날 같았고, 슬라이더의 각도도 예리했다. 또 타자의 타이밍을 빼앗는 완급조절 능력도 돋보였다. 유원상은 경기 뒤 “9회까지 던진 건 처음이라 얼떨떨하다. 위기에서 수비를 잘해준 (최)진행이 형한테 숙소에서 치킨이라도 한 마리 시켜줘야겠다”며 웃음지었다. 한대화 감독도 “근래 보기 드문 훌륭한 피칭이었다”고 칭찬했다. 엘지는 연승행진을 ‘6’에서 마감했다.
선두 에스케이는 롯데를 9-7로 물리치고 파죽의 8연승을 달렸다. 마무리 이승호는 9세이브로 이 부문 단독 선두를 지켰다. 목동에서는 넥센이 연장 11회말 2사 만루에서 기아 투수 이동현의 폭투로 4-3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3위 삼성은 대구 안방에서 2위 두산을 9-7로 꺾고 승차를 반 경기로 좁혔다. 양준혁은 23경기 만에 올 시즌 첫 홈런을 터뜨렸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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