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홍은 만루포…93경기만에 100만관중 돌파
엘지 외국인 투수 에드가 곤잘레스(27)는 등판 때마다 운이 따르지 않았다. 멕시코 출신인 그는 지난 2일 잠실 넥센전에서 4⅔이닝 동안 무려 11점을 내주는 등 추운 날씨 때문에 고생했다. 기온이 조금씩 오르던 지난 18일 광주 기아전은 선발로 예고됐지만 비로 등판하지 못했고, 20일 목동 넥센전에서는 2이닝을 마친 뒤 갑작스런 허벅지 통증으로 강판됐다. 이런 곤잘레스를 두고 박종훈 엘지 감독은 “한국이 아직 곤잘레스를 허락하지 않나 보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한때 퇴출설이 나돌던 곤잘레스가 25일 잠실 한화전에서 화창한 날씨 속에 선발로 마운드에 올랐고, 6이닝 동안 단 1안타만 내주는 눈부신 피칭을 선보였다. 직구 최고구속은 시속 149㎞에 이르렀고, 싱커도 최고구속이 144㎞나 됐다. 여기에 슬라이더, 체인지업, 커브까지 다양한 구종으로 한화 타자들을 현혹했다. 타선이 뒤늦게 터져 비록 승리투수는 되지 못했지만 팀의 3-0 승리에 밑돌을 놓았다. 엘지는 이날 승리로 삼성을 제치고 올 시즌 처음 3위로 뛰어올랐다. 타선에서는 포수 조인성의 깜짝 베이스러닝이 돋보였다. 0-0이던 7회말 무사 1루에서 좌익선상을 빠지는 2루타로 무사 2·3루를 만들었고, 이어진 무사 만루에서 오지환의 중견수 뜬공 때 2루에서 3루까지 가며 추가 득점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어 이대형의 1루 땅볼 때 과감하게 홈을 파고들었다. 박종훈 감독은 경기 뒤 “인성이가 보기보다 빠르다”며 웃음지었다. 투수 곤잘레스의 리드도 돋보였던 조인성은 “한화 타자들의 방망이가 느려 변화구보다 빠른 공으로 승부한 게 주효했다”며 기뻐했다. 에스케이는 문학 안방에서 롯데를 제물로 파죽의 10연승을 달렸다. 박정권의 홈런 2개, 박정권-정상호의 연속타자 홈런, 박재홍의 대타 만루홈런까지 ‘홈런쇼’를 펼치며 14-4 대승을 거뒀다. 에스케이는 지난 8일 기아전 승리로 3연패에서 벗어난 이후 14승1패의 무서운 상승세로 선두를 질주했다. 두산은 삼성을 8-4로 꺾고 2위를 지켰다. 이현승은 시즌 6경기 만에 첫 승의 기쁨을 누렸다. 한편 프로야구는 전체 532경기 가운데 이날까지 93경기에서 103만6824명이 입장해 100만 관중을 돌파했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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