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호(29)
11세이브 선두…마무리 전담 첫해 ‘두각’
프로야구 에스케이 와이번스 좌완 마무리 투수 이승호(29·사진)가 생애 첫 구원왕을 향해 높이 날고 있다. 이승호는 28일 광주 기아전에 마무리로 나와 9회말 1사 만루의 위기를 자초했지만 실점 없이 3-0 승리를 지켰다. 벌써 올 시즌 11세이브로 이 부문 선두를 독주하고 있다. 2위 이용찬(두산·9세이브)과는 2세이브 차. 또 기아전에서 27~28일 연거푸 세이브를 따내며 4월이 가기 전에 8개 구단 마무리 투수 가운데 가장 먼저 상대 세이브도 기록했다. 에스케이는 이승호가 뒷문을 꽁꽁 걸어 잠근 덕분에 25경기 만에 시즌 20승 고지에 올랐다. 역대 최소경기 20승 타이기록. 이승호는 이 가운데 15경기에 나와 블론세이브(세이브 기회를 날린 것) 없는 완벽한 투구를 선보였다. 18⅓이닝 동안 삼진을 무려 25개나 잡았고, 평균자책점은 1.47에 지나지 않는다. 지난 3일 문학 두산전에서 세이브 상황이 아닌 6-2로 앞선 9회 등판해 3실점한 것이 유일한 자책 경기다. 이후 등판한 11경기에선 무자책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2000년 군상상고를 졸업하고 프로에 데뷔한 이승호는 왼손 투수로는 빠른 시속 140㎞ 후반대의 스피드로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힘으로만 밀어붙이다가 어깨에 무리가 왔고, 2006년 어깨 수술을 받았다. 뒤늦게 완급 조절을 깨달은 이승호는 2008년 두산과의 한국시리즈에서 홀드 4개를 기록하며 부활을 알렸고, 지난해에는 롱 릴리프로 변신해 7승5패 6세이브 7홀드로 불펜의 핵 구실을 했다. 올 시즌엔 왼쪽 무릎 수술을 받고 재활중인 정대현(32) 대신 마무리를 맡아 완벽투를 선보이고 있다. 직구와 커브, 슬라이더에 포크볼까지 장착해 타자들을 쉽게 요리하고 있는 것이다. 이승호는 “올 시즌 30세이브가 목표”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하지만 역대 네번째 최소경기 10세이브를 달성할 만큼 페이스가 빨라 40세이브 이상은 무난히 달성할 전망이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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