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 김인식 감독
8연승 이끈 한화 김인식 감독 “글쎄, 중요한 것은 정신적인 부분이야. 강인한 정신력을 말하는 게 아니오. 마음이 편안해야 한다는 거지. 정신력 강화도, 기술적인 향상도 그래야 비로소 되는 거요.” 13일 서울 잠실의 한 카페에서 만난 김인식(58)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감독은 이렇게 강조했다. 4일부터 12일까지 9연전에서 그가 이끄는 한화는 8연승(1경기 비로 취소)을 달렸다. 단숨에 롯데를 밀어내고 3위를 꿰찼다.
선수에 상처주는 말 안해, 민듬 주면 반드시 제몫 “투수 송창식·권준헌이 5월 중순이면 부상서 합류한다고 보고 그 때까지는 어떻게든 승률 0.450 정도로 버티려 안간힘을 썼어요. 그런데 줄줄이 수술대에 오르는 거요. 어떡해? 다른 방법을 찾아야지. 에스케이에서 근성있는 조원우를 데려오고, 틸슨 브리또를 찾아왔죠. 이들이 와서 수비가 안정되니까 투수들도 마음이 편하게 던지고, 팀 분위기가 상승세를 타더라고.” 김 감독이 강조하는 편안한 마음가짐은, ‘믿음의 야구’ ‘재활공장 공장장’이란 그의 상징· 별명과 맞닿아 있었다. 김 감독은 선수들에게 자존심에 상처가 주는 말은 절대하지 않는다. 그는 ‘화내기’보다 ‘애쓰기’를 해야 한다고 했다. “프로선수쯤 되면 자기 잘잘못 정도는 다 알아요. 질책해 스트레스만 주지말고. 지름길이 어디인지 가르치면서 옆에서 같이 애를 써줘야지. 나도 처음엔 안 그랬는데 지내보니 그렇더라고.” 한화 나름의 색깔 만들터, 조성민 영입도 이런 의도 그의 믿음은 지난달 한 때 1할대 타율에 머물던 4번 타자 김태균을 단 한번의 타순 조정도 없이 계속 기용해 8연승의 끌차가 되게 했다. 지난해 1승도 없던 정민철을 에이스로 되살렸다. “기본적인 자질과 실력을 갖춘 선수는 언젠가는 제 몫을 한다”는 김 감독의 ‘자질 믿음론’은 조성민 영입으로도 이어진다. 지금 김 감독은 한화에 색깔을 입히려 고민 중이다. 최근 몇년 동안 중하위권에 머물러 한화의 존재가 희미해졌다는 게 그의 진단이다. “지금 한화하면 딱 떠오르는 스타나 느낌이 없잖아요. 바꿔야 해요. 조성민을 데려온 것은 이런 의도도 있는 거에요. 조성민 정민철 같은 스타성 있는 선수도 있고, 조원우 같은 악바리 선수도 있는, 그래서 한화하면 ‘아~ 그래! 누구, 어떤 팀’ 하는 색깔을 만들어야죠.” ”한 300승 300패쯤 해봐야 감독으로서 보는 눈 생겨” 인터뷰 말미, 현역 최고참 감독인 그에게 젊은 감독들의 스타일을 물었다. “감독은 나이하고는 상관없어. 별 다른 점도 못 느끼겠고.” 하지만 한번 더 묻자 점잖게 한마디했다. “그래도 한 300승 300패 정도는 해봐야지. 강한 멤버로도, 약한 멤버로도 고루 시즌도 치러보고. 그래야 좀 선수 상태도 파악하고, 눈이 오나 비가 오나 흔들리지 않고 팀 운영할 수 있는 거 아닌가. 허허.” 김 감독은 13일까지 701승737패를 기록 중이다. 글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사진 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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