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로 비겨…LG, 두산 꺾어
17일 프로야구는 월드컵 한국-아르헨티나 경기 때문에 평소보다 2시간 앞당겨 열렸다. 야구가 끝난 뒤 사직구장만 월드컵 응원을 했는데도 4개 구장 모두 빨간 티셔츠에 도깨비뿔, 부부젤라까지 등장했다. 하지만 관중은 4개 구장 합쳐 1만7256명으로 올 시즌 최소를 기록했다. 목동은 불과 1039명이 찾았고, 잠실도 4170명에 그쳤다.
그런데 8735명이 입장한 사직구장에서 뜻밖의 사태가 일어났다. 롯데와 삼성의 경기가 연장 12회말까지 진행된 것. 야구가 끝난 뒤 그 자리에서 월드컵 응원을 하려던 관중들은 불만을 터뜨렸다. 저녁 8시30분 월드컵 경기가 시작되자 관중 대부분이 휴대전화를 꺼내 월드컵을 시청했다. 일부 관중은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전화를 걸어 “축구 보러 왔는데 야구는 그냥 끝내야 하는 것 아니냐”는 항의까지 했다. 결국 야구는 월드컵 전반전이 끝날 무렵인 저녁 9시15분께에야 끝났다. 롯데는 연장 12회말 무사 만루에서 득점에 실패하는 등 숱한 기회를 날리며 2-2로 비겨 홈 관중들의 분노를 더욱 부채질했다.
엘지는 사흘 내리 타격전을 벌인 끝에 ‘잠실 라이벌’ 두산을 6-5로 꺾고 연이틀 패배를 설욕했다. 엘지는 투수를 7명이나 투입하는 총력전을 폈다. 조인성이 동점 3점포, 권용관이 역전 결승타를 쳤다.
넥센은 10안타로 11점을 뽑는 경제적인 야구로 이호준이 연타석 홈런을 날린 에스케이를 11-4로 물리치고 24일 만에 탈꼴찌에 성공했다. 기아는 한화와 역전을 주고받은 끝에 선발 전원 안타를 기록하며 7-6으로 이겼다. 기아는 4연승을 질주하며 단독 3위로 올라섰지만 한화는 3연패를 당하며 최하위로 주저앉았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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