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승2패로 맞선 벼랑 끝 승부. 그러나 승패는 초반에 싱겁게 갈렸다.
두산이 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5차전(3전2선승제)에서 롯데를 11-4로 제압하고 2007년 이후 4년 연속 플레이오프에 올랐다. 두산은 정규리그 2위 삼성과 7일부터 5전3선승제의 플레이오프를 갖는다. 반면 2연승으로 1999년 이후 11년만의 플레이오프 진출을 눈앞에 뒀던 롯데는 이후 3연패로 올 시즌을 마감했다.
■ ♣H4s 엇갈린 불펜투수 대기♣] 경기 전 두팀 감독은 상반된 전망을 내놓았다. 김경문 두산 감독은 “1차전처럼 5점 승부로 본다. 5-7 정도로 나올 것”이라며 타격전을 예상했다. 반면 제리 로이스터 감독은 투수전을 내다봤다. 그만큼 롯데 선발 송승준에 대한 믿음이 컸다. 로이스터 감독은 “농담이 아니라 (송승준이) 9회까지 던져주길 바란다. 만약 8회까지 공 115개를 던졌다면 9회에도 올릴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송승준은 3회를 넘기지 못하고 초반에 무너졌다. 송승준을 너무 믿었던 탓일까. 라이언 사도스키가 몸이 덜 풀린 탓에 이정훈이 먼저 마운드에 올랐고, 이정훈은 아웃카운트 한개만 잡은 채 3실점하며 무너졌다. 반면 두산은 선발 김선우에 이어 고창성-레스 왈론드- 의 최강 불펜조를 가동하며 승리를 매조지했다.
■ ♣H4s 투수들의 볼배합 차이♣] 사실상 승부는 3회말 두산이 5득점하며 갈렸다. 롯데 두 번째 투수 이정훈은 1-2로 뒤지던 무사 1·3루 위기에서 김동주를 상대했다. 그러나 4구까지 집요하게 125~130㎞의 변화구만 고집했고, 결국 5구째 130㎞짜리 밋밋한 체인지업이 한가운데 몰리면서 적시타를 맞았다. 이어 바뀐 투수 사도스키도 손시헌을 상대로 초구에 133㎞ 슬라이더를 던졌다가 2타점 적시타를 맞았다. 앞 투수가 변화구만 고집했다는 점에서 투구 패턴을 바꿀 필요가 있었지만 사도스키 역시 변화구로 승부하다가 적시타를 맞았다.
반면 두산 선발 김선우는 3회초 1사 만루 위기에서 손아섭을 상대로 바깥쪽 직구 2개를 던진 뒤 138㎞ 낮은 슬라이더로 1루 땅볼을 유도하는 등 직구 보다는 체인지업과 싱커, 커브 등 적절한 볼배합으로 롯데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았다.
■ ♣H4s 응집력에서 갈린 승부♣] 두산은 기회를 잡으면 점수를 척척 뽑아냈다. 선행 주자를 진루시키고 득점 찬스에선 기어이 안타를 뽑는 응집력이 돋보였다. 두산의 선취점은 팀의 첫 안타인 임재철의 기습번트에서 나왔다. 3-1로 앞선 3회말 무사 1·2루에선 이원석이 깔끔하게 희생번트를 성공시켜 추가득점의 발판을 만들었다. 5-1로 앞선 3회말 1사 2·3루에선 용덕한의 희생뜬공으로 점수를 더욱 벌렸다.
반면 롯데는 홈런을 포함해 *안타를 치고도 *득점에 그쳤다. 경기 전 “안타를 많이 친다고 이기는 것은 아니다. 결국 득점과 타점이 중요하다”는 로이스터 감독의 말이 뼈아프게 다가온 대목이다.
한편, 플레이오프 1차전은 7일 저녁 6시 대구구장에서 열린다. 정규리그에서는 삼성이 두산에 10승9패로 근소하게 앞섰다. ♣H6s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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