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서재응
[아하!스포츠] 야구 글러브
넥센 홍원기 수비 코치는 현역 시절 전천후 내야수로 활약했다. 그는 야구 가방에 항상 3~4개의 글러브를 갖고 다녔다. 왜 그랬을까. 내야 포지션마다 쓰는 글러브가 달랐기 때문이다. 겉보기에는 비슷해 보여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차이점이 많다.
일단 포수와 1루수는 공을 많이 잡아야 하는 특성상 미트를 쓴다. 미트는 ‘벙어리장갑(mitten)’에서 따온 말로, 벙어리장갑처럼 모든 손가락을 한번에 다 넣는다. 포수와 1루수는 다른 미트를 사용하지만 포수가 1루수 미트를 사용할 때도 있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소속의 빅터 마르티네스는 너클볼 투수가 마운드에 오르면 좀더 날렵한 1루수 미트를 낀다. 공의 변화를 예측하기가 힘들어 미트를 빠르게 움직여야 하기 때문이다. 포수 미트 둘레를 다른 색깔로 칠하기도 하는데, 이는 투수들의 표적지를 넓게 해주기 위함이다.
미트와 달리 글러브는 손가락을 넣는 부분이 모두 따로 되어 있다. 일반적으로 땅볼처리가 많은 유격수와 2루수의 글러브는 작고 날렵하다. 하지만 외야수들은 뜬공을 잡기 수월하도록 크고 안이 깊숙한 글러브를 선호한다. 평균적으로 내야수 글러브는 손목에서 손가락 끝까지 쟀을 때 11~12인치 정도 하며, 외야수 글러브는 12~12.75인치 정도 된다.
투수들은 글러브 사용에 제약이 많다. 흰색이나 회색의 글러브를 사용해서는 안 되고, 다른 색깔의 이물질 부착도 안 된다. 자칫 타자의 주의를 흐트러 놓을 수 있기 때문이다. 투수 글러브의 웹(엄지와 검지 사이에 공을 담는 넙적한 부분)은 보통 밀폐돼 있는데 이는 공을 잡는 그립을 숨기기 위해서다.
글러브 사용에 정도는 없다. 삼성 류중일 감독도 현역 시절 유격수로 뛰었으나 투수 글러브를 사용했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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