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지와 명불허전 라이벌전
9회말 최준석 끝내기 희생타
평일 매진…2만7천명 관람
9회말 최준석 끝내기 희생타
평일 매진…2만7천명 관람
4일 잠실구장은 1루석 하얀색(두산)과 3루석 빨간색(LG)으로 양분됐다. 관중은 2만7000명. 구장이 꽉 찼다. 공휴일이 아닌 평일에 잠실구장이 매진된 것은 2009년 8월28일 두산-기아 경기 이후 614일 만이다.
팬들의 성원에 호응하듯 경기도 명불허전이었다. 전날 10회 연장 혈투를 벌였던 두 팀은 경기 중반까지 팽팽한 기싸움을 벌였다. 외국인 선발 더스틴 니퍼트(두산·7⅓이닝 2안타 2실점)와 벤자민 주키치(LG·6⅓이닝 6안타 2실점)가 자존심 싸움을 벌이면서 위력투를 선보였다.
먼저 점수를 낸 것은 두산이었다. 두산은 6회말 1사 1루에서 김동주의 우중간 2루타로 선취점을 뽑았다. 7회초 곧바로 엘지가 반격했다. 이병규가 무사 1루에서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2점포를 작렬시킨 것. 2-1, 엘지의 역전. 엘지 더그아웃과 3루 관중석은 환호로 가득 찼다.
하지만 두산은 호락호락 물러서지 않았다. 7회말 곧바로 반격했다. 1사 2루에서 대타 윤석민이 바뀐 투수 이동현을 상대로 동점 적시타를 터뜨렸다. 1사 1·3루에서는 스퀴즈 작전 때 고영민이 번트를 대지 못했는데 이 공을 엘지 포수 조인성이 빠뜨리면서 홈으로 뛰어들어온 이종욱이 살았다. 조인성이 공을 잡았다면 이종욱은 홈에서 횡사당할 뻔했다. 3-2 두산의 역전.
7회 숨막히는 접전을 벌인 두 팀의 진정한 승부는 9회 펼쳐졌다. 패색이 짙던 9회초 2사 1루에서 이병규는 볼카운트 1-2에서 두산 마무리 임태훈을 두들겨 우중월 투런홈런을 뽑아냈다. 2004년 5월29일 대전 한화전 이후 7년 만에 기록한 연타석 홈런이었다. 경기는 다시 4-3으로 뒤집어졌다. 두산 관중석은 깊은 침묵 속에 빠져들었다.
그러나 야구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9회말 두산은 엘지 마무리 김광수를 효과적으로 공략하면서 1사 만루의 기회를 잡았다. 김동주가 김광수와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을 고르면서 밀어내기로 동점을 만들었고, 최준석이 중견수 희생뜬공을 날리면서 기어이 5-4로 재역전시켰다. 엎치락뒤치락 승부는 그렇게 최준석의 손끝에서 마침표가 찍혔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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