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임 사장에 정승진, 단장에 노재덕씨 선임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사장과 단장 동반 사퇴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사장과 단장 동반 사퇴
몇년째 팀 성적이 바닥을 헤매고 있는 한화 이글스의 사장과 단장이 동반 사퇴했다. 한화 그룹은 지난달 말 김관수 대표이사와 윤종화 단장이 사의를 표명함에 따라 구단 리빌딩을 위해 15일 사표를 수리했다고 밝혔다. 전신인 빙그레 시절을 포함해 시즌 도중 사장과 단장이 함께 물러난 것은 구단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후임 대표이사에는 정승진 전 대덕테크노밸리 대표이사, 단장에는 한화도시개발 노재덕 상무가 선임됐다.
한화는 2009년부터 꼴찌를 이어 왔으며, 올 시즌도 부진한 성적으로 최하위에 머물러 있다. 세대교체 와중에 송진우·정민철·구대성 등 베테랑 선수들이 대거 은퇴하고, 김태균(일본 지바 롯데 머린스)·이범호(KIA)가 잇달아 다른 팀으로 이적해 팀 전력이 약화된 게 컸다. 특히 올해 초 한화 복귀를 타진했던 이범호와 졸속 협상을 벌여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주축 선수들이 이탈하는 과정에서도 한화는 소극적인 투자로 일관해 왔다. 선수 육성을 위한 2군 구장 건설을 계속 미뤘고, 자유계약선수 영입에도 적극적이지 않았다.
한화는 보도자료를 통해 “구단 경영진 교체를 계기로 팀 분위기를 쇄신하고 경기력 향상을 위한 혁신방안을 수립, 실행하기로 했다. 그룹 차원의 투자 확대와 다양한 혁신프로그램을 통해 명문구단으로 거듭나도록 한다는 방침”이라고 밝혔다. 단기적으로 과감한 투자 확대를 통해 외국인 선수 영입과 우수 선수 확보 등 전력 보강 및 경기력 향상을 꾀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신인 선수 육성을 위해 2군 전용 연습구장을 건립하고 유망 선수에 대한 육성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하여 명문 구단으로서의 면모를 일신하겠다는 각오 또한 내비쳤다. 대전 한밭야구장의 리모델링도 대전광역시와 협의해 추진할 계획이다.
한화는 사장·단장 물갈이로 강력한 리빌딩 의지를 보였다. 1.5군이라고 비아냥을 듣던 선수단도 최근 투지를 보이면서 상대팀을 괴롭히고 있다. 이제 남은 것은 모그룹의 확실한 투자이다. 전력 보강은 모그룹 지원 없이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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