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지 투수 레다메스 리즈(28)
엘지, 타선도 폭발 기아 꺾어
선두 에스케이와 2경기 차이
선두 에스케이와 2경기 차이
도미니카공화국 출신의 엘지 투수 레다메스 리즈(28)는 역대 외국인 선수 가운데 가장 빠른 공을 던진다. 2001~2002년 에스케이에서 뛰던 페르난도 에르난데스가 가장 빠른 공을 던졌지만 155㎞를 넘지 못했다. 리즈는 2008년 메이저리그 볼티모어 시절 시속 101마일(163㎞)을 찍는 깜짝쇼를 펼쳤고, 시범경기 때 160㎞를 선보여 화제를 모았다. 그는 국내 팀들은 물론 일본 구단까지 눈독을 들였다. 하지만 메이저리그 로스터 40명 안에 묶여 빼내기가 쉽지 않았다. 그러다 엘지가 그를 스카우트하자 모두들 놀라는 분위기였다.
리즈가 31일 잠실 기아전에서 광속구 투수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줬다. 그의 이날 직구 최고구속은 155㎞였다. 특히 포크볼이 142㎞, 슬라이더가 139㎞로 웬만한 투수 직구와 맞먹었다. 직구인지 변화구인지 구분할 수 없는 리즈의 빠른 공에 기아 타자들은 쩔쩔맸다. 리즈는 7⅓이닝 동안 안타 4개와 볼넷 2개만 내주며 1실점으로 시즌 4승(5패)을 챙겼다. 3회초 폭투로 1점을 헌납한 게 옥에 티.
엘지 타선은 기아 선발 양현종을 상대로 1회부터 폭발했다. 수위타자 이병규가 시즌 9호 투런홈런, 대타 전문 윤상균이 선발 5번 타자로 나서 시즌 5호 솔로홈런으로 1회에만 3점을 뽑았다. 두 타자 모두 양현종의 가운데 높게 들어온 밋밋한 슬라이더를 놓치지 않았다. 이병규는 “(양)현종이의 공이 빨라 직구와 슬라이더를 동시에 노리고 있었는데 슬라이더가 가운데로 쏠려 홈런이 됐다”며 기뻐했다. 그는 “올 시즌 시작부터 느낌이 좋았다. 상대 구질을 알고 들어가니 여유가 생겼다”고 덧붙였다. 기아를 4-1로 꺾은 엘지는 28승20패로 선두 에스케이(28승16패)를 2경기 차로 압박했다.
두산은 4년10개월 만에 선발로 나선 서동환의 깜짝 호투를 앞세워 선두 에스케이를 5-1로 물리치고 4월24일 이후 37일 만에 연승을 맛봤다. 서동환은 5이닝 동안 3피안타 1실점으로 잘 막고 2005년 데뷔 뒤 첫 선발승을 거뒀다. 승리투수가 된 것도 2006년 4월16일 삼성전 이후 5년1개월14일 만이다. 두산 불펜도 무안타로 잘 막아 서동환의 승리를 지켜냈다.
삼성은 선발 카도쿠라 켄이 5⅔이닝 1실점(무자책) 호투와 최형우의 시즌 12호 홈런을 앞세워 한화를 3-2로 꺾고 3위를 지켰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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