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35·오릭스 버펄로스)
18일 경기 홈런 등 4안타 몰아쳐
‘여름 사나이’ 이승엽(35·오릭스 버펄로스)이 부활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승엽은 18일 나고야돔에서 열린 주니치 드래건스와의 방문 경기에서 선제 결승 홈런과 2루타 1개, 단타 2개 등 4타수 4안타 2타점으로 활약하며 팀의 4-0 승리를 이끌었다. 이승엽이 4안타를 친 것은 요미우리 시절이던 2007년 9월7일 이후 3년9개월여 만이다.
일본 언론은 이승엽의 활약상을 비중 있게 보도했다. <스포츠호치>와 <스포츠닛폰>은 19일 인터넷판에서 “이승엽이 맹타를 터뜨려 팀이 5할 승률(24승3무24패)에 복귀하는 데 앞장섰다”고 전했다. 오카다 아키노부 오릭스 감독은 <스포츠닛폰>과의 인터뷰에서 “이승엽이 요미우리에서 뛰던 2009년, 주니치 선발투수 막시모 넬손한테서 홈런을 때린 적이 있어 3경기 만에 선발 출전 선수로 내보냈는데 적중했다”고 설명했다. 이승엽은 “타격감이 나쁠 때는 항상 몸이 일찍 열려서 나왔다”며 “이번 4안타가 부활의 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유난히 여름에 강한 이승엽은 6월 들어 타격감이 나아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물론 아직도 허무하게 삼진으로 돌아서는 등 기복이 심하지만 6월에만 세 차례나 멀티 히트(한 경기 2개 이상 안타)를 기록했다. 1할대 초반에 머물렀던 타율도 0.189까지 끌어올리며 2할대 진입을 눈앞에 뒀다.
특히 이날은 실투성 직구를 홈런으로 연결한 것은 물론이고 몸쪽으로 파고드는 슬라이더를 잡아당겨 2루타로 연결하는 등 상대가 약점을 공략해도 흔들리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문제는 이렇게 올라온 타격 감각을 이어갈 수 있느냐다. 이승엽은 과거에도 몰아치기에 능해 순식간에 성적을 올리곤 했지만, 그만큼 급격하게 다시 떨어지는 모습을 보인 것도 사실이다. 결국 그동안 지적받은 대로 긴장을 풀고 평정심을 유지하느냐가 관건이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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