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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야구·MLB

[김양희의 맛있는 야구] 지명타자제의 힘

등록 2011-06-28 19:52수정 2021-01-07 20:48

<엘에이(LA) 타임즈>, <유에스에이(USA) 투데이> 등 미국 언론은 최근 흥미로운 분석을 내놨다. 아메리칸리그와 내셔널리그 간의 인터리그에 대한 승률 얘기였다. 1997년 처음 도입돼 6, 7월 열리는 인터리그에서 아메리칸리그는 올해까지 8년 연속 내셔널리그를 압도하고 있다. 역대전적은 1874승 1708패(23일 현재). 전통의 강호 뉴욕 양키스나 보스턴 레드삭스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아메리칸리그 3개 지구 14개팀들이 인터리그 경기에서 내셔널리그 3개 지구 16개팀을 상대로 5년 연속 5할 이상의 승률을 올리고 있다.

왜일까. 아메리칸리그에 부자 구단이 많아 좋은 선수들을 많이 영입해서? 하지만 뉴욕 메츠, 시카고 컵스 등 투자가 많은 내셔널리그 팀들도 인터리그 결과는 좋지 못하다. 그렇다면 아메리칸리그 팀들이 단순히 실력이 더 괜찮아서? 인터리그 도입 후 지난해까지 열린 14차례의 월드시리즈에서 8차례나 아메리칸리그 팀이 승리하긴 했다. 몇몇 언론들은 두 리그의 차이점인 지명타자제에 주목한다.

아메리칸리그는 1973년 이후부터 지명타자제를 실시하고 있다. 투수가 타석에 들어서지 않는다. 대신 방망이에 소질 있는 선수가 공격을 한다. 하지만 내셔널리그는 지명타자제 없이 투수가 타석에서 방망이를 휘두른다. 인터리그가 열리면 홈팀이 속해 있는 리그의 규칙을 따라간다. 내셔널리그 투수들은 아메리칸리그 구장에서 공격력으로만 특화된 다비드 오르티스(보스턴 레드삭스), 블라디미르 게레로(볼티모어 오리올스) 등 지명타자들을 만나는 게 부담일 수밖에 없다.

일본프로야구 인터리그도 결과가 비슷하다. 2005년부터 지명타자제를 채택한 퍼시픽리그가 그러지 않은 센트럴리그에 압승을 거두고 있다. <데일리 요미우리> 온라인판에 따르면, 올해 열린 인터리그에서 퍼시픽리그는 센트럴리그에 78승57패9무의 승률을 올렸다. 지난해에도 81승59패4무로 앞섰다. 역대 전적은 586승534패32무. 인터리그 시행 7시즌 내내 퍼시픽리그 소속팀이 모두 인터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데일리 요미우리>는 퍼시픽리그가 우위를 점하는 이유에 대해 퍼시픽리그보다 넓은 센트럴리그의 스트라이크존, 퍼시픽리그의 풍부한 지명타자 요원 등을 꼽는다. 야쿠르트 스왈로스 우완 투수 다테야마 쇼헤이는 “다만 퍼시픽리그 투수들이 더 강해서일 수도 있다. 지명타자제에서 투수들은 온전히 공 던지는 것에만 집중할 수 있다”는 견해를 편다. 센트럴리그의 경우 득점기회가 왔을 때 투수 타석 때 대타 기용을 고민한다. 선발투수의 경우 적어도 2차례 이상은 타석이 돌아오는데 그때마다 교체 위기를 겪게 돼 투구에만 집중할 수가 없다. 실제로 현역 최다승 20위권 선수 중 12명이 퍼시픽리그 소속이다.

수원시가 28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10구단 창단을 희망하는 기업에 대한 지원 계획안을 제출했다. 10구단이 되면 한국도 미국, 일본처럼 양대 리그 출범이 가능하다. 한국 야구에도 ‘인터리그’란 말이 곧 등장할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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