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주(24)
2년만에 복귀뒤 첫 구원
류현진과 불펜대결 관심
류현진과 불펜대결 관심
한기주(24·사진)는 기아의 ‘수호신’으로 거듭날 수 있을까?
한기주는 17일 대구 삼성전에서 3이닝 동안 9타자를 퍼펙트로 막고 세이브를 따내며 부활을 알렸다. 선수 생명을 건 팔꿈치 수술과 재활을 거쳐 2009년 6월21일 이후 무려 756일 만에 따낸 세이브였다.
지난 14일 광주 두산전에서 복귀 후 처음으로 선발 등판해 3이닝 2피안타 2실점으로 패전의 멍에를 썼지만 ‘광속구’는 살아 있었다. 수술 전 최고구속(159㎞)에는 못 미쳤지만 152㎞까지 찍었다. 세이브를 따낸 17일 경기에서도 강속구로 상대 타선을 꽁꽁 묶었다. 28개의 투구 중 직구가 19개(144~152㎞)나 됐고, 슬라이더 6개(127~133㎞), 체인지업 3개(133~135㎞)을 섞어 던졌다. 삼진은 하나도 잡지 못했지만 맞춰 잡는 피칭으로 재미를 봤다.
한기주는 이날 경기 뒤 “(선발투수 아퀼리노) 로페즈가 일찍 내려와 어려운 상황에서 등판했지만 내 공만 던지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여기서 ‘내 공’이란 빠른 직구를 말한다. 그는 “(포수) 차일목 선배의 리드대로 공 하나하나에 혼신의 힘을 쏟았다”고 했다.
선발에 견줘 허약하기 짝이 없는 기아 불펜에서 한기주는 천군만마 같은 존재가 됐다. 더욱이 손영민과 유동훈 등 불펜의 핵심이 모두 잠수함 투수라는 점에서 정통파 한기주의 부활은 더욱 반갑다.
기아는 19일부터 전반기 마지막 3연전을 한화와 대전 원정경기로 펼치고 있다. 한기주는 2006년 입단 동기인 한화 에이스 류현진과의 불펜 맞대결로도 관심을 모은다. 류현진은 6월28일 선발 등판 이후 뒷목 근육통으로 2군에 내려갔다가 17일 문학 에스케이전에서 4년여 만에 마무리로 등판하는 등 불펜으로 돌아섰다.
입단 당시 한기주는 역대 신인 최고계약금 10억원을 받았지만, 류현진은 고향팀(인천·SK)의 선택을 받지 못한 채 2순위로 독수리 유니폼을 입었다. 그러나 류현진은 국내 프로야구 최고 에이스가 됐고, 한기주는 한때 ‘먹튀’ 소리까지 듣는 처지가 됐다.
한기주가 기아의 뒷문을 확실히 책임지고 명예회복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