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4경기만에…29살28일 ‘최연소’ 한국신 수립도
“갑용이형 고마워”…삼성, 기아 잡고 여유있는 1위
“갑용이형 고마워”…삼성, 기아 잡고 여유있는 1위
‘돌부처’가 웃었다. 마지막 타자 이현곤의 직선 타구가 1루수 글러브에 빨려들어갔다. 순간 오승환(29·삼성)은 두 팔을 번쩍 들고 활짝 웃었다. 이어 언제나 그랬듯이 프로 첫 세이브부터 호흡을 맞췄던 포수 진갑용과 두 손을 맞잡은 뒤 검지를 하늘로 향하는 ‘뒤풀이’를 했다. 대구구장에는 축포가 터졌다.
‘돌부처’ 오승환이 통산 최연소(29살28일), 최소경기(334경기) 200세이브를 달성했다. 그것도 ‘미리 보는 한국시리즈’로 불린 1-2위 대결에서 나왔다.
오승환은 12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기아(KIA)와의 안방경기에서 팀이 6-3으로 앞선 8회 2사 1루에서 삼성의 세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승리를 지켰다.
안치홍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워 8회를 마친 뒤 9회에도 김상훈을 삼진, 이종범을 3루수 땅볼, 이현곤을 1루수 직선타로 잡아 삼성의 7-3 승리를 매듭지었다. 이날 승리로 선두 삼성은 2위 기아를 3경기 차로 여유있게 따돌렸다.
오승환은 데뷔 첫해인 2005년 4월27일 대구 엘지(LG)전에서 프로무대 첫 세이브를 신고한 지 6년3개월여 만에 김용수(전 LG·1999년)와 구대성(전 한화·2007년)에 이어 통산 세 번째로 200세이브 고지를 밟았다.
오승환의 최소경기 200세이브는 한국은 물론 미국과 일본 프로야구도 앞서는 세계신기록이다. 국내에선 한화에서 은퇴한 구대성의 37살11개월12일, 432경기가 종전 기록이었다. 또 일본프로야구 사사키 가즈히로(전 요코하마)의 370경기와 메이저리그 보스턴 레드삭스의 조너선 패펄본이 지난 6월8일 뉴욕 양키스전에서 세운 359경기보다도 앞선다. 그러나 한·미·일 프로야구 최연소 200세이브 기록은 메이저리그 프란시스코 로드리게스(밀워키)가 가진 26살7개월26일이다.
오승환은 경기 뒤 “무엇보다 오늘 경기를 이겨서 기분 좋다. 삼성이라는 좋은 팀을 만나 이런 기록을 만들었다”며 기뻐했다. 이어 “1세이브부터 200세이브까지 함께한 (포수 진)갑용이 형한테 고마움을 전한다”고 덧붙였다.
오승환의 직구는 시속 150㎞를 넘나들며 포수 미트에 묵직하게 꽂혀 ‘돌직구’라는 별칭을 얻었다. “한가운데 던져도 못 친다”는 말을 들을 만큼 상대 타자들에게 두려움의 대상이다. 그는 “앞으로 체인지업과 포크볼도 연마해 300세이브, 400세이브를 달성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그는 특히 “통산 200세이브를 달성해 기분 좋지만 여기서 긴장의 끈을 놓지 말고 팀이 우승했을 때 더 활짝 웃겠다”고 했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그는 특히 “통산 200세이브를 달성해 기분 좋지만 여기서 긴장의 끈을 놓지 말고 팀이 우승했을 때 더 활짝 웃겠다”고 했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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