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와 한경기차 ‘2위도 아슬’
‘선샤인 타이거즈’. 팬들이 기아를 부르는 애칭이다. 다른 경기들은 비 때문에 모두 취소되는 마당에 유독 기아 선수단이 있는 곳은 햇살이 비쳐 경기를 치른다는 뜻에서 붙은 것이다. 주전 선수 절반이 부상인 기아로선 하늘의 힘이라도 빌리고 싶은 마음인데 ‘빗물’은 16일에도 기아를 외면했다. 잠실·문학·목동에서 열릴 예정이던 경기는 모두 우천취소됐다.
기아 선발은 박경태. 아킬리노 로페즈의 부상으로 땜질 선발로 나서고 있는데, 경기 초반 롯데 타선에 무너졌다. 3회 2사까지 7안타를 두들겨 맞고 4실점을 떠안았다. 2선발 로페즈의 부재가 뼈아픈 순간이었다. 타선의 응집력도 부족해서 1회말 2사 1·3루, 3회말 무사 1루, 4회말 무사 1·3루 등의 기회를 놓쳤다. 그나마 이날 1군 엔트리에 복귀한 유격수 김선빈이 2타수 1안타 1볼넷을 기록한 게 위안거리였다. 그는 7월5일 군산 넥센전에서 알드리지의 타구에 맞아 코뼈와 상악골이 골절돼 수술 뒤 재활에 힘써왔다. 기아는 이날 패배로 3위 에스케이에 한경기 차이로 쫓기게 됐다.
한껏 물오른 롯데 방망이는 경쾌하게 돌아갔다. 장단 15안타를 뽑아냈다. 김주찬이 4타수 3안타 1타점, 문규현이 4타수 3안타로 활약했다. 주장 홍성흔은 1회초 1사 만루에서 중견수 희생 뜬공으로 결승점을 뽑아내는 등 4타수 2안타 3타점을 기록했다. 2안타 모두 2루타였다. 선발 송승준은 7이닝을 6안타 무실점으로 막고 시즌 9승(8패)을 올렸다. 롯데는 4위 경쟁자인 엘지를 3경기 차로 밀어냈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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