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최형우 26호 홈런
류현진 72일만에 9승
류현진 72일만에 9승
8회말 역전 3점 홈런. 기뻐서 펄쩍펄쩍 뛰어도 시원찮을 판에 엘지(LG) 정성훈은 무표정하게 홈플레이트를 밟았다. 4강에서 자꾸만 멀어져가는 요즘 엘지 분위기를 보여주는 듯했다.
엘지는 8일 두산과의 잠실 라이벌전에서 막판 역전극을 펼치며 4-2 승리를 거두고 실낱같은 포스트시즌 진출 희망을 이어갔다. 이날 롯데와 비긴 4위 에스케이(SK)와는 5경기 차.
두산에 5연패를 당한 엘지는 이날도 1-1 동점이던 8회초 투아웃까지 잘 잡아놓고 연속 안타로 점수를 내줘 패색이 짙었다. 그러나 8회말 오랜만에 엘지의 근성이 돋보였다. 김태완의 볼넷, 조인성의 좌전안타로 만든 무사 1·2루에서 오지환이 스리번트까지 감행하면서 주자를 기어이 2루와 3루에 보냈다. 이어 등장한 정성훈은 두산 정재훈의 초구(직구 135㎞)를 받아쳐 왼쪽 담장 너머로 큰 궤적을 그렸다. 정성훈은 경기 뒤 “(스트라이크) 비슷한 공이 오면 (외야 뜬공이라도) 치려고 마음먹었다”고 말했다. 그는 “(4강 진출이 힘들지만) 한 경기 한 경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두산은 시즌 첫 6연승 도전에 실패했다.
삼성은 기아를 7-3으로 물리치고 광주 원정 5연승을 달리며 선두를 굳게 지켰다. 삼성 최형우는 기아 에이스 윤석민을 상대로 1회 시즌 26호 선제 2점 홈런을 터뜨리며 홈런 부문 2위 이대호(23개)와의 격차를 3개로 벌렸다. 기아는 1회말 최희섭의 역전 3점 홈런으로 잠시 들떴지만 결국 3연패에 빠졌다.
한화는 선발 류현진의 6이닝 2피안타 1실점(비자책) 호투를 발판 삼아 넥센을 4-1로 꺾고 넥센전 4연승을 달렸다. 등 근육 통증으로 1군과 2군을 오갔던 류현진은 6월28일 문학 에스케이전 이후 72일 만에 시즌 9승째(7패)를 챙겨 6년 연속 두자릿수 승리를 눈앞에 뒀다. 넥센은 6연패.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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