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장효조 감독
프로야구 스타, 이른 죽음 왜?
야간경기탓 생체리듬 이상…경쟁 스트레스도 심해
야간경기탓 생체리듬 이상…경쟁 스트레스도 심해
프로야구는 13일 사상 최초로 관중 600만을 돌파했다. 하지만 호사다마라고 했던가. 바로 다음날(14일) 큰 별을 잃었다. 장효조 전 삼성 2군 감독이 55살의 나이로 지난 7일 세상을 뜬 데 이어 최동원 전 한화 2군 감독도 14일 53년의 삶을 마감하고 그라운드를 영원히 떠났다. 둘 모두 마지막까지 암과 힘든 싸움을 했지만 이겨내지 못했다. 암 발병률이 높아졌다고는 하나 이들의 이른 죽음은 충격적이다.
이들뿐이 아니다. 지난 7월에는 야구 선수 출신인 지기호 한화 야구단 자문위원이 갑작스런 심장마비로 단명한 바 있다. 프로야구 선수들의 건강 관리가 어려운 것일까.
프로야구 선수들은 매년 7개월가량의 시즌 동안 밤과 낮이 바뀐 생활을 한다. 감독이나 코치, 구단 프런트도 마찬가지이다. 경기가 끝날 즈음해서 늦은 저녁을 먹는데 이때가 밤 10시 혹은 11시다. 밥을 먹는 자리가 음주로 이어지는 경우도 종종 있다. 자정을 넘겨 집이나 숙소에 들어가다 보니 때를 놓쳐 동틀 때 잠을 청하는 선수들이 많다. 일부는 수면 유도제의 힘을 빌려 억지로 잠을 청하기도 한다.
이 때문에 아침을 거르는 선수가 태반이다. 1주일 동안 하루를 빼고 계속 경기를 하다 보니 이런 생활이 반복된다. 대부분의 감독이나 선수가 위염이나 스트레스성 질환을 하나 이상씩 갖고 있는 이유다.
이종범(KIA)은 한때 스트레스성 탈모에 시달렸다. 박경완(SK)은 불면증으로 새벽 5시에 잠에 드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한다. 김동재 기아 코치는 지난해 뇌경색으로 쓰러지기까지 했다. 김시진 넥센 감독도 최근 “감독이 된 후 소화가 안 되고 속이 더부룩할 때가 많다. 가끔은 뒷골이 땅기면서 ‘싸~’해지는 기분을 느낄 때도 있다”고 고백했다. 김인식 전 한화 감독은 시즌 중은 아니지만 뇌졸중으로 쓰러진 바 있다.
최근에는 큰돈을 벌 수 있는 자유계약(FA)제도가 시행되면서 ‘몸=돈’이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과거처럼 폭음을 하거나 줄담배를 피우는 선수들이 많이 줄어들었다. 하지만 생활 패턴이 그대로이고 경쟁 또한 과거보다 심해져서 스트레스성 질환을 가진 선수들은 늘고 있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고 최동원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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