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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야구·MLB

선수·심판 석면공포 “마스크 쓰고 경기하나”

등록 2011-09-28 20:40수정 2011-09-29 09:46

서울 ㅇ초등학교 학생들이 28일 오후 비닐로 덮어 임시폐쇄한 운동장 옆을 지나 집으로 돌아가고 있다. 이 학교는 지난 7월부터 사문석을 이용해 운동장을 만들다 사문석에서 석면이 나왔다는 주장이 제기된 뒤 공사를 중단한 상태다. 김정효 기자 <A href="mailto:hyopd@hani.co.kr">hyopd@hani.co.kr</A>
서울 ㅇ초등학교 학생들이 28일 오후 비닐로 덮어 임시폐쇄한 운동장 옆을 지나 집으로 돌아가고 있다. 이 학교는 지난 7월부터 사문석을 이용해 운동장을 만들다 사문석에서 석면이 나왔다는 주장이 제기된 뒤 공사를 중단한 상태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프로야구, 물 뿌리고 강행 논란
KBO “임시로 피해예방” 환경단체 “흙 제거해야”
전국 초중고 8곳선 운동장에 천막 덮고 폐쇄 조처
야구장의 석면 파문(▷ 프로야구장서 석면 검출)에도 흙을 교체하지 않은 채 프로야구 시즌이 끝날 때까지 물을 뿌리는 임시방편으로 남은 경기를 강행하기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서울 잠실구장의 경우 10월24일 열리는 한국시리즈 전에 흙을 바꾸기로 했지만, 선수와 심판 등 야구 관계자들은 여전히 불안한 표정이다.

28일 프로야구 두산과 삼성의 경기를 앞두고 잠실구장에서 몸을 풀던 선수들은 한결같이 “찜찜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몇몇 선수들은 내야 흙을 보며 피하는 시늉을 했고, “마스크 쓰고 경기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뼈 있는 농담을 주고받았다. 한 선수는 “이러다 우리 암에 걸리는 것 아니냐”며 구단 관계자에게 “내야 흙 좀 교체해 달라”고 호소했다.

두산과 엘지(LG) 선수들은 2007년부터 5년 동안이나 석면 함유 토양이 깔린 잠실구장을 안방으로 사용했다. 두산 내야수 손시헌은 “겨울훈련은 방사능 오염이 심각한 일본에서 치렀는데 정규시즌은 석면에 노출된 운동장에서 하고 있다”며 어이없어했다. 엘지의 한 선수도 “석면의 영향이 인체에 언제 나타날지 불안하다. 선수들뿐만 아니라 가족과 야구 관계자들의 건강도 걱정된다”고 했다.

특히 흙먼지를 뒤집어쓰는 포수들의 공포는 심각하다. 잠실구장은 3루와 홈베이스 사이에서, 부산 사직구장은 홈베이스 주변에서 기준치 이상의 석면이 검출됐다. 잠실을 홈구장으로 사용하는 엘지의 조인성은 “포수는 소리도 많이 지르고 홈에서 주자가 슬라이딩하면 먼지도 많이 마신다”며 걱정했다. 사직이 안방인 롯데 선수들도 “석면이 폐암을 유발한다는데 내 건강이 잘못되면 누구에게 책임을 물어야 하느냐”고 물었다.

조종규 한국야구위원회(KBO) 심판위원장은 “석면 위협에 노출된 것은 선수나 심판이나 똑같다”며 “심판들의 건강이 걱정되는 게 사실”이라고 했다.

그러나 선수와 심판 등 야구 관계자들은 리그 중단에 대해선 한결같이 반대 의견을 보였다. 한 선수는 “꺼림칙하긴 하지만 몇 경기 남지 않은 상황에서 리그를 중단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조종규 심판위원장도 “하루빨리 조처를 취해야겠지만 그렇다고 리그를 중단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했다.

27일 환경부 등 관계 당국 회의에 참석한 야구위 정금조 운영팀장은 “국립환경과학원 조사 결과가 나온 뒤 조처를 취하면 늦기 때문에 대체재 확보를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며 “(발암물질이 함유된 흙인 사문석에) 물을 충분히 뿌리면 예방이 가능하다는 전문가 의견에 따라 각 구단에 경기 전과 경기 중 내야 살수를 지시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환경단체와 전문가들은 석면이 검출된 야구장에서 경기가 계속 진행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야구장과 달리 똑같은 사문석 흙이 공급된 전국 8개 초·중·고교에선 교육청이 운동장 임시폐쇄 조처를 내렸다. 석면이 바람에 날려 이동하는 것을 막기 위해 천막으로 운동장을 덮어둔 상태다.


최예용 환경보건시민센터 소장은 “물을 뿌리면 비산먼지를 줄일 수는 있겠지만 완전히 막을 수 없다”며 “뛰고 달리고 슬라이딩하는 야구의 특성상 석면 비산을 감수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백도명 서울대 보건대학원장은 “원칙은 될 수 있는 한 빨리 석면이 검출된 흙을 제거하는 것”이라며 “(한국야구위원회가) 현실적인 판단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김동훈 남종영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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