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김상현
기아(KIA) 김상현이 부상 복귀 뒤 불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김상현은 지난 7월29일 광주 넥센전 에서 상대 투수 김상수가 던진 공에 얼굴을 맞아 왼쪽 광대뼈가 함몰되는 큰 부상을 입었다. 이때까지 김상현은 81경기에서 296타수 71안타, 타율 0.240에 10홈런 52타점을 기록했다. 홈런과 타점은 그런대로 괜찮았지만 중심타선치곤 타율이 너무 낮았다.
그런데 부상 뒤 27일 만인 지난달 25일 부산 롯데전부터 복귀한 뒤 타율이 부쩍 올랐다. 26일 현재 16경기에서 54타수 19안타, 타율 0.352를 기록중이다. 홈런과 타점도 각각 4개와 11개로 부상 전보다 페이스가 더 좋다.
2000년 데뷔한 김상현은 2009년 시즌 중 엘지(LG)에서 기아로 트레이드되기 전까지는 그저그런 타자였다. 군 복무 기간을 뺀 6시즌 동안 10홈런 50타점을 넘은 적이 한번도 없었다. 타율도 2002년 딱 한번 3할을 넘었지만 규정타석에 한참 모자랐다.
김상현은 2009년 홈런(36개)과 타점(127타점), 장타율(0.632) 등 타격 3관왕을 차지하고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까지 거머쥐며 ‘백조’로 거듭났다. 그러나 고비마다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지난해 5월 왼쪽 무릎 수술을 받았고, 올해도 허리 통증과 광대뼈 함몰로 수난을 겪었다.
하지만 김상현은 늘 낙천적이다. 그는 “야구한 것을 한번도 후회한 적이 없다”고 했다. 부상에서 회복한 뒤 더 힘을 내는 이유다. 김상현은 “아프고 힘든데도 이상하게 경기에만 나서면 기분이 좋아진다”고 했다.
김상현의 부활은 포스트시즌을 앞둔 팀에는 천군만마다. 조범현 감독은 올 시즌 이범호의 가세로 3루수에서 좌익수로 변신한 김상현에게 최근 3루수 훈련을 시키고 있다. 허벅지와 무릎 근육통에 시달리는 이범호 대신 여차하면 김상현을 3루수로 투입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래저래 김상현의 존재 가치가 높은 요즘이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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