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7 동점이던 연장 12회말 1아웃. 에반 롱고리아(탬파베이 레이스)가 타석에 섰다. 순간 외야 스코어보드에 보스턴 레드삭스와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점수가 떴다. 보스턴의 3-4 패배였다. 숨을 고른 롱고리아는 볼카운트 2-2에서 방망이를 힘차게 돌렸다. 왼쪽 담장을 살짝 넘어가는 끝내기 홈런이었다. 탬파베이가 가을 잔치에 초대되는 순간이기도 했다. 롱고리아는 “타석에 섰을 때 보스턴이 졌다는 소리를 들었다. 모두의 응원소리가 들렸고, 타격에 집중하자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탬파베이가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각 리그에서 지구 1위를 제외하고 승률이 제일 높은 팀에 주는 포스트시즌 진출권) 경쟁에서 같은 동부지구 팀 보스턴을 누르고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탬파베이는 29일(한국시각) 열린 뉴욕 양키스와의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0-7로 뒤지다가 8회말 6점을 따라가고, 9회말 2사 후에는 대타 댄 존슨이 극적인 동점포를 터뜨리면서 경기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롱고리아는 8회말 3점포에 이어 연장 12회말에도 끝내기 홈런을 쏘아올려 탬파베이의 영웅으로 우뚝 섰다.
9월 초만 해도 보스턴과 탬파베이의 승차는 9경기였다. 도저히 뒤집을 수 없을 것 같은 승차였다. 하지만 보스턴이 주춤하는 사이 탬파베이는 승차를 서서히 좁혀갔고 막판 5연승을 내달리면서 보스턴을 끌어내렸다. 탬파베이(91승71패)의 9월 성적은 17승11패. 보스턴(90승72패)은 비슷한 시각 열린 볼티모어와의 경기에서 9회초까지 3-2로 앞섰으나 9회말 믿었던 마무리 투수 조나단 파펠본이 2사 후 2점을 내주면서 역전패했다. 탬파베이, 보스턴 두 팀 모두 이기거나 졌으면 30일 단판 플레이오프가 열릴 예정이었다. 보스턴은 9월초 9경기 이상 앞섰던 승차를 따라잡히며 포스트시즌 진출이 좌절된 첫번째 팀으로 기록됐다.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 경쟁에서는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가 와일드카드를 움켜쥐었다. 세인트루이스는 선발 크리스 카펜터의 9이닝 2피안타 1볼넷 11탈삼진 무실점의 완봉승에 힘입어 휴스턴 애스트로스를 8-0으로 제압했다. 반면 세인트루이스와 경쟁을 벌인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는 필라델피아 필리스에 3-2로 앞서다가 9회초 통한의 동점을 허용하면서 연장 13회 접전을 벌인 끝에 3-4로 패했다. 지난 8월26일 만해도 세인트루이스는 와일드카드 경쟁에서 10.5경기차 뒤져 있었다. 하지만 이후 세인트루이스는 23승8패의 놀라운 성적을 거뒀고, 같은 기간 애틀랜타는 11승20패로 추락했다. 시즌 최종 성적은 세인트루이스가 90승72패, 애틀랜타가 89승73패. 애틀랜타 또한 9월초 8.5경기 차 승차를 뒤집힌 최초의 내셔널리그 팀이 됐다.
메이저리그 디비전시리즈는 뉴욕 양키스-디트로이트, 텍사스-탬파베이(이상 아메리칸리그), 필라델피아-세인트루이스, 밀워키-애리조나(이상 내셔널리그)의 대결로 1일부터 펼쳐진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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