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주(24)
조범현 기아감독 준PO 승부수
한기주 선발·김진우 뒷문 전환
두산전 테스트서 ‘일단 합격점’
한기주 선발·김진우 뒷문 전환
두산전 테스트서 ‘일단 합격점’
한기주(24)와 김진우(28·이상 KIA). 둘이 합해 계약금만 17억원이다. 2006년 한기주가 받은 계약금 10억원은 아직까지도 깨지지 않고 있는 신인최고액이다. 둘은 아마추어 시절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강력한 러브콜을 받았으나 이를 뿌리치고 기아를 택했다. 하지만 팔꿈치 부상(한기주)과 오랜 방황(김진우)으로 그동안 몸값에 걸맞는 활약은 하지 못했다. 둘은 이제 ‘반전’을 노린다. 표적 무대는 8일부터 시작되는 준플레이오프다.
조범현 기아 감독은 현재 한기주를 포스트시즌 선발감으로 테스트 중이다. 시즌 내내 선발로 뛰었던 외국인 투수 아킬리노 로페즈와 트레비스 블랙클리가 최근 불안한 구위를 노출했기 때문. 한기주는 29일 잠실 두산전에 올 시즌 두번째로 선발 등판해 5이닝을 7안타 1실점으로 막으며 신인 시절이던 2006년 6월 이후 5년3개월 만에 선발승을 거뒀다. 최고 시속 148㎞ 직구와 슬라이더, 그리고 간간이 섞어 던진 포크볼이 좋았다. 조 감독은 “긴 이닝을 던졌다는 데 의미가 있다. 구위는 좋은데 제구력을 좀 더 보완해야 할 것 같다”고 평했다. 한기주는 4일 한차례 더 선발 등판할 예정이다. 포스트시즌에서는 선발 혹은 3~4이닝을 책임지는 셋업맨 역할을 맡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풍운아’ 김진우는 마무리 투수로서의 가능성을 점검 중이다. 곽정철이 시즌 중반 팔꿈치 수술을 받아 현재 기아 불펜에는 믿을 만한 우완투수가 많지 않다. 조 감독이 김진우와 더불어 지난 21일 상무 제대한 임준혁을 1군 엔트리에 올려 테스트하고 있는 이유다. 80일 만에 1군 무대를 밟은 김진우는 29일 두산전에서 1⅓이닝 동안 4타자를 맞아 3타자를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시속 140㎞ 중반대 직구와 시속 120㎞대 낙차 큰 커브가 인상적이었다. 조범현 감독은 “전반전으로 제구력이 잘 잡혔고 자신의 공을 던졌다”고 칭찬했다. 김진우 또한 “마운드에서 힘을 빼고 가볍게 던져서 직구와 체인지업 모두 마음먹은 대로 들어갔다”고 만족해했다. 잔여 시즌 동안 계속 위력적인 구위를 뽐내면 김진우는 2006년 이후 5년 만에 포스트시즌 엔트리에 이름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과연 ‘17억원 듀오’ 한기주와 김진우는 2년 만에 가을잔치를 치르는 호랑이 군단의 비밀병기가 될 수 있을까.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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