탬파베이 포수도 모르던 무명 가을잔치 ‘파란’
불방망이 텍사스 맞아 DS 1차전 7이닝 무실점
불방망이 텍사스 맞아 DS 1차전 7이닝 무실점
9월15일(이하 한국시각) 팀 명단을 살펴보던 탬파베이 레이스의 주전 포수 켈리 쇼팩은 고개를 갸우뚱했다. ‘도대체 투수 맷 무어가 누구지?’ 지난해까지만 해도 마이너리그 싱글 A에 머물렀던 맷 무어(22)는 그만큼 생소한 선수였다. 공을 주고받는 포수한테도 낯설었던 이름. 하지만 보름 만에 세상은 확 달라졌다. 외신을 통해 전해진 쇼팩의 코멘트는 이렇게 바뀌었다. “이제 그의 이름을 모르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걸요.”
한마디로 ‘괴물투’에 가까웠다. 빅리그 경험이 9⅓이닝 투구에 불과했던 무어가 1일 텍사스 알링턴 파크에서 열린 2011 메이저리그 아메리칸리그(AL) 디비전시리즈 1차전 텍사스 레인저스와의 경기에 깜짝 선발투수로 나와 7이닝 2안타 2볼넷 6탈삼진 무실점의 완벽투로 9-0 대승을 견인했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정규시즌에 단 한번 선발 등판하고 포스트시즌 선발로 낙점된 선수는 무어가 처음이다.
메이저리그 최고의 불방망이(팀타율 0.283·전체 1위)를 자랑하는 텍사스 타선은 시속 158㎞의 강속구와 시속 134㎞의 낙차 큰 커브에 추풍낙엽처럼 나가떨어졌다.
무어는 2007년 신인드래프트에서 245번째로 탬파베이에 뽑혔다. 당시 구속은 빠르나 제구력이 좋지 않다는 평가를 받았다. 스프링캠프에도 초대받지 못하고 시작한 올 시즌은 더블 A에서 시작했고, 트리플 A 9경기 등판 만에 빅리그의 부름을 받았다. 두차례 불펜 등판 이후 지난 23일 뉴욕 양키스전에 선발등판해 5이닝 4피안타 11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포스트시즌 데뷔전에서 승리를 따낸 무어는 “3주 전까지 나는 마이너리그에 있었다”며 “팀이 크게 앞서고 있어서 경기를 빨리 끝내고자 스트라이크를 던지는 데만 주력했다”고 밝혔다.
무어는 4, 5차전에서는 불펜 투수로 기용될 것으로 보인다. 탬파베이는 2일 2차전에서는 6-8로 패했다.
한편 아메리칸리그의 뉴욕 양키스는 2일 로빈슨 카노의 만루홈런에 힘입어 디트로이트 타이거스를 9-3으로 제압했다. 내셔널리그(NL) 디비전시리즈에서는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밀워키 브루어스가 각각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를 제압했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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