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하! 스포츠
사례 1. 투수가 던진 공이 원바운드가 됐다. 포수는 공을 바꿔달라고 한 뒤 새 공을 투수에게 건넨다.
사례 2. 타자가 친 타구가 유격수 땅볼이 됐다. 유격수는 공을 잡아 1루에 던져 타자주자를 아웃시켰다. 1루수는 공을 투수에게 넘겨주었다. 중전안타가 된 공도 마찬가지. 필드에서 잡은 공은 모두 투수에게 돌아간다.
도대체 둘의 차이는 무엇일까? 모두 공에 흙이 묻고 흠집이 났을 수도 있다. 하지만 투수가 던진 바운드 공은 새 공으로 바꾸고, 야수가 잡은 내야땅볼 공은 그대로 쓴다.
이유는 이렇다. 투수가 던진 바운드 공은 땅에 박혀 진흙이 묻는다. 이 공을 그대로 던질 경우 부정투구 가능성이 있다. 야구 규정에는 진흙이나 침 등 이물질이 묻은 공을 던지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반면 타자가 친 땅볼은 굴러가기 때문에 야구공에 약간 흠집이 생길 수는 있지만 표면에 흙이 잘 묻지 않는다. 물론 진흙도 없다.
공수 교대 때도 마찬가지다. 세번째 아웃카운트를 잡은 선수는 상대팀 투수가 이 공을 쓸 수 있도록 1루의 상대 코치에게 건넨다. 꼭 지켜야 할 규정은 아니지만 경기 진행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서다.
그렇다면 투수가 던진 바운드공은 폐기될까? 그렇지 않다. 표면에 묻은 진흙을 천으로 닦아낸 뒤 재활용한다. 투수는 연습 때도 새 공을 사용하지만, 야수들은 진흙을 닦아낸 공으로 캐치볼을 한다. 공이 조금 더 손상되면 타자들의 타격훈련용(배팅볼)으로 변신하고, 더 손상되면 고교팀이나 사회인야구팀에 기증한다.
프로야구 한 경기에 들어가는 야구공은 경기당 15상자(1상자에 12개)다. 투수전이면 10상자(120개)로도 가능하지만 타격전이면 15상자(180개)로도 모자란다. 더러는 20상자(240개) 이상 필요한 난타전도 있다. 파울볼이나 홈런공은 관중을 위한 서비스다. 프로야구 출범 전 실업야구 시절에는 홈런공만 관중에게 줬고, 파울볼은 볼보이가 관중석까지 찾아가 돌려받았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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