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프로야구 챔피언 소프트뱅크에 5-3 역전승
아시아시리즈 한국 첫 우승…장원삼·오승환 호투
아시아시리즈 한국 첫 우승…장원삼·오승환 호투
삼성 라이온즈가 3년 만에 부활한 아시아시리즈에서 한국 팀으로는 사상 처음으로 정상에 올랐다.
삼성은 29일 대만 타이중 인터콘티넨털구장에서 열린 아시아시리즈 결승에서 일본시리즈 우승팀 소프트뱅크 호크스를 5-3으로 물리쳤다. 이로써 삼성은 예선에서 소프트뱅크에 당한 0-9 대패를 설욕했고, 우승상금 1500만 대만달러(5억5000여만원)도 챙겼다. 최우수선수(MVP)에는 장원삼이 뽑혔다.
일본은 2005년부터 4년간 코나미컵이라는 이름으로 자국에서 열린 아시아 4개국(한국·중국·일본·대만) 대회에서 지바 롯데-닛폰햄-주니치-세이부가 내리 축배를 들었고, 한국(삼성·SK)과 대만은 각각 두차례씩 준우승에 그친 바 있다.
■ 5회 타선 폭발 삼성은 4회까지 소프트뱅크 선발 이와사키 쇼에게 1안타로 끌려갔다. 그러나 0-1로 끌려가던 삼성은 5회초 타선이 폭발했다. 1사 후 이정식의 우전안타와 김상수의 몸 맞는 공, 배영섭의 볼넷으로 만루를 만들었고, 정형식이 2타점 중전안타로 2-1 역전에 성공했다. 이어 박석민이 1타점 좌월 2루타를 터뜨렸고, 강봉규의 강한 타구가 유격수 실책으로 연결되면서 점수는 순식간에 5-1이 됐다.
■ 선발 장원삼 호투 왼손 타자가 5명이 포진한 소프트뱅크에 맞서 삼성은 좌완 장원삼을 선발로 내세웠다. 장원삼은 1회 선취점을 내주고 불안하게 출발했다. 2번 타자 혼다 유이치에게 볼넷을 허용한 뒤 2사 3루에서 4번 타자 마쓰다 노부히로에게 밋밋한 공을 던지다 좌익선상 2루타로 먼저 점수를 내줬다. 그러나 이후 최고 시속 145㎞의 빠른 공과 슬라이더를 주무기로 안정을 찾았고 7회 1사까지 삼진 3개를 곁들이며 5피안타 1볼넷 1실점으로 잘 던졌다. 장원삼은 경기 뒤 “오늘 투구 밸런스가 좋아 직구 위주로 던졌다. 올해 마지막 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 드려 기분 좋다”며 기뻐했다.
마무리 오승환은 8회 무사 1, 2루에 등판해 ‘일본 타격왕’ 우치카와 세이이치에게 좌전안타를 맞는 등 3안타를 맞고 3-5까지 추격당했다. 그러나 9회말 ‘돌직구’를 앞세워 삼진 2개를 빼앗으며 삼자범퇴로 승리를 지켰다.
■ 대체 선수 펄펄 경기 시작 전후 삼성은 악재가 겹쳤다. 포수 진갑용이 경기 전 훈련 도중 왼손 검지를 다쳐 이정식이 대신 마스크를 썼다. 진갑용은 벤치에서 이정식에게 공 배합과 주자 견제 사인을 내며 배터리 코치 노릇을 했다. 이정식은 도루 1개만 허용하며 기동력이 좋은 소프트뱅크의 발을 꽁꽁 묶었다.
2번 타자로 선발 출장한 박한이는 1회말 1사 2루에서 우치카와 세이이치의 파울 타구를 잡으려다 소프트뱅크 불펜 마운드에 오른쪽 무릎을 부딪혀 들것에 실려 나갔다. 박한이 대신 나선 정형식은 역전 결승타를 치며 활약했다. 주전 2루수 신명철도 오른쪽 손바닥 타박상으로 라인업에서 빠지는 등 삼성은 주전 9명 중 3명이나 빼고 경기에 나섰지만 대체 선수들이 펄펄 날았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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