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환(23)
KBO 교육장서 숨진채 발견
추락사 추정…관리소홀 논란
추락사 추정…관리소홀 논란
10일은 두산 선수단이 새해 처음 모두 모이는 시무식 날이었다. 하지만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날아들었다. 2012년 신인드래프트 3순위로 두산에 입단한 대졸 신인 외야수 이규환(23)이 이날 오전 한국야구위원회(KBO) 신인 선수 교육장이던 충남 예산의 한 리조트 콘도 건물 지하 1층 계단에서 숨진 채 발견됐기 때문이다. 팀에서 발 빠른 유망주로 평가받던 이규환은 신인 교육을 마치고 이날 잠실구장에서 열릴 시무식에 참가할 예정이었다. 경찰은 이규환이 6층에서 숙소인 3층으로 비상계단을 통해 내려가다가 계단과 콘도 건물벽 사이 공간으로 추락해 변을 당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 쪽은 “새벽 3시께까지 6층 방에서 술자리가 있었다는 진술이 있다”고 전했다.
시무식 직후 소식을 접한 김진욱 두산 감독은 “정말 안타까운 마음밖에 없다. 교육 리그나 마무리 훈련을 통해서 좋은 모습을 많이 봤고 기대도 참 많이 한 선수였는데 한번 뛰어보지도 못하고…”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이어 “팀 전력 누수보다는 이런 상황이 일어났다는 게 참으로 마음이 아프다”며 “신인 교육이라는 뜻은 좋지만 결국 사고가 났다. 교육 프로그램 자체나 형식이 바뀌지 않으면 내년에는 두산 신인 선수들을 교육장에 보내지 않겠다”는 단호한 뜻을 내비쳤다. 두산은 11일부터 팀 훈련을 시작하고 19일 미국 애리조나로 전지훈련을 떠난다. 원광대 출신인 이규환은 대학 시절 도루왕까지 올랐으며 이번 전훈 명단에 들어 있었다.
한국야구위원회는 9일부터 1박2일 일정으로 신인 선수 140명을 대상으로 프로야구 선수로서의 소양교육을 진행중이었다. 첫날인 9일에는 양상문 <엠비시 스포츠+> 해설위원과 김인식 야구위 규칙위원장의 강의 등이 있었고, 저녁식사 뒤 영화를 단체로 관람하고는 밤 9시부터는 자유시간이 주어졌다. 야구위 이진형 홍보팀장은 “사고를 막기 위해 장소를 한적한 곳으로 택했고, 현직 검사까지 초빙해 인성교육을 철저하게 했는데도 일어나지 말아야 할 게 일어났다. 향후 수사 결과를 지켜보고 추후 대책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에도 신인 교육장에서는 몇몇 선수들이 폭음 뒤 숙소에서 추태를 부려 입길에 올랐고, 올해도 일부 선수들이 새벽까지 술을 마신 것으로 알려졌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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