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지 류택현
813경기 등판.
백전노장이라는 수식어는 오히려 모자라다. 과장을 섞지 않아도 ‘팔백전 노장’이다. 이종범(42)의 은퇴로 류택현(41·LG·사진)은 팀 동료 최동수(41)와 함께 현역 최고참이 됐다.
류택현은 1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경기에서 개인 통산 813경기째 마운드에 올랐다. 조웅천(은퇴·SK 코치)이 가지고 있는 기록과 타이다. 최다 출장 기록 경신은 시간문제다. 하지만 담담하다. 그는 “기록을 위해 경기에 나가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류택현은 이날 4-0으로 이기던 9회초 등판해 세 타자를 깔끔하게 처리하고 팀 승리를 매조지했다. 그는 “오늘처럼 이기는 상황에서 팀에 보탬이 되는 것이 더 중요하다. 계속 팀 승리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그는 1994년 신인 드래프트 1순위로 두산(당시 OB)에서 데뷔했다. 19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나잇살도 뱃살도 없다. 철저한 자기 관리가 프로야구 투수 통산 최다 출장의 금자탑을 쌓게 했다.
장수 비결은 성실성이다. 꾸준한 몸 관리로 36살이던 2007년 중간계투로 무려 81경기에 등판해 평균자책점 2.70의 수준급 성적을 남겼다. 시련이 찾아와도 굴하지 않았다. 2010년 시즌이 끝난 뒤 팔꿈치 부상으로 은퇴 기로에 섰다. 모두가 끝났다고 생각할 때 그는 자비를 들여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고 다시 그라운드로 돌아왔다.
그는 늘 조연이다. 성격도 그렇다. 최다 출장 기록을 앞두고 인터뷰 요청이 쇄도하고 있지만, 그는 “우리 팀 후배들 기사를 많이 써달라. 그들이 우리 팀의 미래”라며 겸손해했다. 그가 롤모델로 삼은 선수는 일본프로야구 주니치의 47살 투수 야마모토 마사다. 야마모토는 그 나이에 아직도 선발투수로 뛰고 있다. 자신과 똑같은 왼손이라는 점도 끌린다. 류택현은 ‘언제까지 현역에 남고 싶냐’는 질문에 “최대한 오래 하고 싶다”고 했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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