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이란 생각으로 던져”
프로야구 엘지(LG) 우완투수 정재복(31·사진)의 눈가에 이슬이 맺혔다. 그는 “부모님이 이곳에 오셔서 몰래 경기를 보셨을 것 같다”고 했다. 정재복이 말한 이곳은 그의 고향 인천이다.
정재복은 17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에스케이(SK)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7회 2사까지 볼넷 2개만 내주고 노히트노런으로 막았다. 올 시즌 4경기째 선발 등판 만에 거둔 소중한 첫승(1패)이고, 2009년 5월9일 대구 삼성전 이후 3년 만의 선발승이다.
정재복은 이날 팔꿈치 수술 후유증으로 직구 최고 구속은 138㎞에 그쳤다. 그러나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 포크볼 등 변화구가 다양했고, 제구력도 좋아 마음먹은 곳에 공이 꽂혔다. 야구팬들이 노히트노런을 기대했지만 애초 투구수 80개를 예정하고 등판한 탓에 7회 2사 뒤 투구수 79개에서 유원상으로 교체됐다. 그는 “교체될 때 아쉬움이 없었다면 거짓말일 것”이라며 “하지만 우리 팀 불펜 유원상과 봉중근을 믿었다. 나는 내몫을 다 했기 때문에 내려갔다”고 말했다. 그의 말대로 엘지 불펜은 실점 없이 잘 막아 팀의 1-0 승리를 지켰다.
인천고와 인하대 에이스였던 정재복은 1999년 2차 드래프트로 엘지에 입단한 뒤 지난해까지 통산 29승 38패 20세이브를 기록했다. 한 시즌 개인 최다승은 2006년 거둔 7승이다. 수술 후유증으로 지난 시즌엔 한 경기도 나서지 못한 그는 올 시즌 6년 만에 선발 로테이션에 들어갔지만 내용은 좋지 않았다. 문제는 제구력이었다. 원하는 곳에 공을 뿌리지 못하다 보니 볼카운트가 불리해졌고, 스트라이크를 잡으려다 공이 가운데로 몰리면서 적시타를 맞았다.
정재복은 17일 경기가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했다. 차명석 투수코치는 경기 뒤 “(정)재복이는 공이 아니라 절박함을 던졌다”며 “강한 정신력이 좋은 피칭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정재복도 “그동안 등판 내용이 좋지 않아 오늘은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던졌다. 부모님이 고생만 하셨는데 감사하다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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