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선발투수 김혁민(25)
삼성전서 7이닝 탈삼진 9개
패전 멍에 썼지만 박수받아
선발 무너진 한화 기대주로
패전 멍에 썼지만 박수받아
선발 무너진 한화 기대주로
7이닝 3안타 2볼넷 1실점. 삼진은 무려 9개나 잡았다. 3회까지는 아웃카운트 9개 중 7개가 삼진이었다. 최고구속은 시속 151㎞까지 나왔다. 이 정도면 거의 완벽하게 선발투수 임무를 수행한 셈. 그러나 그에게 돌아간 것은 패전의 멍에였다.
30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경기에서 한화 선발투수 김혁민(25·사진)이 받아든 성적표다. 비록 패전투수가 됐지만 이날 김혁민의 투구는 찬사를 받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특히 포크볼이 명품이었다. 대체로 포크볼은 포물선을 크게 그리는데 김혁민의 포크볼은 직구처럼 오다가 뚝 떨어진다. 직구인지, 포크볼인지 감을 찾지 못한 삼성 타자들은 연신 헛방망이를 휘둘렀다. 그러나 7회 2사 뒤 포크볼이 높게 들어가면서 강봉규에게 솔로홈런을 맞았다. 패전의 빌미가 된 실점이었다. 그는 “과감하게 승부했지만 한번의 실투로 실점한 게 아쉽다”고 했다.
김혁민의 호투에 상대 투수인 장원삼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경기 초반부터 김혁민의 공이 워낙 좋았고, 우리 팀 타자들도 쉽게 치지 못할 것 같다고 말하더라”며 “1점 차 승부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실투를 줄이려고 최대한 집중해 던졌다”고 말했다.
김혁민은 성남서고를 졸업하고 어느덧 프로 6년차가 됐다. 2009년 선발 자리를 꿰찼지만 평균자책점이 7.87에 이르렀고, 홈런 24개를 내주며 ‘홈런공장장’이라는 달갑지 않은 별명을 얻었다. 그러나 지난해 선발과 중간을 오가며 128⅔이닝을 소화했고 평균자책점도 4.97로 많이 낮췄다. 올해는 15경기에서 2승3패, 평균자책점 3.95로 지난해에 견줘 경기당 1점이나 낮췄다. 홈런도 고작 2개만 내줬다. 한화 한대화 감독은 시즌 초 “김혁민은 토종 마무리 투수감”이라며 그를 불펜으로 기용했지만 선발투수들이 하나둘씩 무너지자 5월 초부터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시켰다. 김혁민이 한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며 호투를 이어갈지 궁금하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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