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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야구·MLB

문학구장이 주목받는 이유

등록 2012-06-07 19:36

김양희의 맛있는 야구
5살 남자아이를 데리고 야구장에 갔다. 아들 키워본 부모라면 안다. 개구쟁이 5살 남자아이를 통제하기란 ‘하늘의 별 따기’만큼 어렵다는 사실을. 하지만 9회까지 야구장에 있었다. 정말 ‘야구’를 보기는 한 걸까. 70% 이상은 봤다. 인천 문학야구장이었기에 가능했다.

4일 잠실야구장에서는 ‘야구발전을 위한 청책워크숍’이 있었다. 박원순 서울시장을 비롯해 서울 연고의 두산, 엘지(LG), 히어로즈 구단 사장과 관계자, 팬들이 참가했다. 서울시가 야구장 서비스에 관심을 갖는 것만으로도 의미있는 행사였다. 토론에서는 인천의 문학야구장이 모범 사례로 자주 언급됐다. 왜일까.

2002 월드컵 축구장과 함께 지어진 문학야구장은 적극적인 해외 구장 따라 하기를 통해 변신해왔다. 올해는 여성과 엄마들을 위한 물품 보관함을 설치했다. 컴퓨터 두 대와 원두커피 머신, 티브이가 있는 터치라운지도 추가됐다. 냉방이 잘돼 잠시 아이에게 <뽀로로> 만화를 컴퓨터로 보여주면서 500원(나중에 기부된다)짜리 원두커피도 마시고 야구도 볼 수 있었다. 다친 팬들을 위해 신설된 의무실은 하루 60여명이 찾는다고 한다. 한국마사회, 케이티앤지 등이 문학야구장을 벤치마킹하기 위해 다녀갔다.

야구단과 인천시, 시설관리공단의 공조도 수준급이다. 재정이 열악한 인천시지만, 송영길 시장은 에스케이 구단에 야구장 광고권을 비교적 저렴한 값에 줘 보호했다. 고가로 입찰하겠다는 개인 사업자들의 유혹을 뿌리쳤다. 야구장 가치를 높이기 위한 구단의 마케팅 노력을 인정하고 격려한 것이다. 시설관리공단도 아이디어회의를 통해 환경 개선에 힘쓰고 있다. 야구단과 지자체가 함께 만들어낸 ‘인천 야구’라는 상품은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경기만 하는 ‘스타디움’이 아니라 가족이 즐길 수 있는 ‘파크’가 됐다.

서울시도 첫 발걸음을 뗐다. 하지만 정치적인 ‘쇼’에 그쳐서는 안 된다. 4일 워크숍에서 일부 공무원들은 구태의연한 답변만 내놨다. 스포츠를 상업적 계산의 대상이 아닌 공감이나 문화의 장으로 바라봤으면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21세기에는 21세기 사고가 필요하다.

김양희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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