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의 투구폼은 매우 역동적인 게 특징이다. 사진 SK 제공
직구 150㎞ 육박·슬라이더 140㎞대
투구수 많아 제구력 보완 숙제로
투구수 많아 제구력 보완 숙제로
4번 등판 4번 승리. 자연스레 ‘등판=승리’ 공식이 생겼다. 에스케이(SK) 좌완 에이스 김광현(24)은 ‘6월의 사나이’로 불려도 될 것 같다.
■ 난세의 영웅 에스케이 선발진은 거의 붕괴 직전이었다. 믿었던 외국인 투수 아킬리노 로페즈가 어깨 통증으로 제 몫을 하지 못했고, 송은범은 팔꿈치 통증이 도져 2군으로 내려갔다. 박희수-정우람 특급 계투조로 버텼지만 과부하가 오고 있었다. 이때 왼어깨 부상을 털고 김광현이 돌아왔다. 반신반의하던 시즌 첫 등판. 2일 문학 기아전에서 김광현은 5이닝 동안 2개의 안타만 내주고 버텼다. 에이스의 귀환에 야수들도 덩달아 힘을 냈다. 어려운 안타성 타구를 잡아내주면서 김광현의 어깨를 가볍게 해줬다. 김광현이 안정된 구위를 선보이면서 에스케이는 마리오-김광현-윤희상-부시로 이어지는 4인 선발 로테이션을 갖췄다.
■ 되찾은 141㎞ 슬라이더 김광현의 최고 무기는 직구와 슬라이더다. 직구 최고 구속은 시속 147~148㎞가 나오고 있다. 부상 여파로 전성기 때보다는 다소 떨어진다. 슬라이더의 위력은 점점 강해지고 있다. 첫 등판에서 최고 시속 137㎞였는데, 14일 엘지전, 20일 롯데전에서는 141㎞까지 찍혔다. 직구와 구속 차이가 10㎞도 채 안 된다. 에스케이 포수 박경완은 “슬라이더는 예전만큼 던지고 있다”고 평했다. 김정준 <에스비에스 이에스피엔>(SBS ESPN) 해설위원 또한 “전반적으로 전성기 때 김광현의 모습이 나오고 있다. 첫 등판에서 승리투수가 되는 등 성적도 좋아서 정신적으로 많이 안정된 것도 클 것”이라고 했다.
■ 해결 과제는 많은 투구수 김광현은 4차례 선발 등판에서 7이닝 이상을 던져보지 못했다. 평균 5⅔이닝만 소화했다. 투구수가 늘 문제였다. 20일 롯데전도 95개를 던지고 5⅔이닝 만에 내려왔다. 많은 투구수는 김광현에게 늘 지적돼온 문제이기도 하다. 김정준 해설위원은 “결국엔 제구력이다. 스스로 해법을 풀어내야 한다”고 했다. 에스케이 전임 사령탑인 김성근 고양 원더스 감독은 “14일 경기는 괜찮았는데 20일 경기는 투구 밸런스가 흐트러졌다. 밸런스를 안정적으로 가져가는 게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김광현 본인 또한 “아프지 않고 던질 수 있는 폼으로 가다듬는 게 가장 급선무 같다”고 했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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